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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규제 완화 속 스타트업계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18-08-16 10:30

담당자 인사 발령 등 소극행정 ‘옥의 티’

▲7월 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2차 의료기기 분야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 중소벤처기업부
▲7월 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2차 의료기기 분야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의료기기 스타트업체들이 문재인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동시에 식약처 등 담당 부처는 소극적인 행정이 여전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의료기기와 관련한 낡은 규제를 혁파해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5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홍종학 장관이 직접 주재해 ‘의료기기 분야 민관합동 규제 해결 끝장캠프’를 열었다. 중기부는 앞서 4월 ‘스마트 e모빌리티’에 이어 끝장캠프의 두 번째 업종으로 의료기기를 택했다.

중기부는 “끝장캠프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의료기기 스타트업체들과 함께 규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닷은 스마트워치를 장애인 보조기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년에 일괄 심사 때 검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주윤 닷 대표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당연히 크다”며 “규제 때문에 애초에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도 많은데 그들이 앞으로 건설적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이러한 기조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0월 말에는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이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를 공동 발간할 예정이다.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북으로 의료기기 인증 여부를 사례로 쉽게 풀어놨다는 게 중기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의료기기 인증이 현재로서 불가능하다면 KC안전인증을 받아 판매하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러 관계 부처가 얽혀 있는 만큼 세심한 행정 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담 공무원의 인사 이동이 그 예다. 지난달 5일 끝장캠프 행사에 관계 부처 인사로 참석한 식약처의 이성희 의료기기허가심사팀장은 행사 나흘 뒤인 9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기술서기관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당시 행사장에서 이 팀장은 “휴이노 건과 관련해 외국 사례 등을 이른 시일 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식약처의 해당 과에서 행사 취지에 적합한 팀장을 보낸 것일 뿐”이라며 “인사를 앞두고 있었던 것까지 우리가 알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가 우리가 건의한 문제를 맡아주기로 했는데 며칠 뒤에 인사 발령이 났다”며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 돼 차질이 빚어졌다”고 토로했다. 휴이노는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길 대표는 “규제개혁 끝장캠프가 또 열린다 해도 이런 식이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중기부는 추석 전인 9월 중순 무렵에 장관이 주재하는 세 번째 끝장캠프를 계획하고 있으며 업종은 소상공인, 전통시장 등이 논의되고 있다.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는 “중기부와 계속 소통하고 있고 이전보다 의료 기기 규제 완화에 대한 희망적인 측면은 커졌지만, 구체적으로 식약처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며 “끝장캠프 행사 이후 식약처에서 직접 연락을 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토도웍스는 수동휠체어를 전동휠체어로 변환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으나 이에 해당하는 의료기기 분류가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료 규제는 여러 기관의 협업이 필요해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고, 국민 건강과 관련돼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규제를 풀었다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사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완화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나 정부가 나서서 로드맵을 짜고,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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