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지혜

입력 2018-07-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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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새로운 것이 있을까? 역사는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 옛것에 토대를 두되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으로 만들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이를 계승하는 것이 후대인의 책임과 역할일 것이다. 세계 4위이자 아시아 최다의 유네스코 등재 세계기록문화유산을 가진 우리의 문기(文氣)를 발판으로 흥과 근기(根器)를 가지고 있는 신기(神氣)를 세상에 펼쳐 나가야 한다.

민족생활 공동체를 이어오면서 사소해 보이지만 수천 년의 역사 속에 그 가치를 찾아야 하는 대목들이 있다. 우리만의 먹을거리와 마실거리 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민족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밥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밥을 지어 먹는 민족 중에 숭늉을 만들어 먹는 문화는 우리가 유일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다른 나라는 찌는 방식으로 밥을 짓는 데 비해 우리는 밥을 눋게 하여 누룽지를 만들었다. 눌은 밥에 다시 물을 부어 끓이면 숭늉이 된다. 쌀 한 톨이 귀하던 시대에 왜 손실이 생기는 방식을 택했을까? 필자 생각에는 푸드페어링을 위한 의도된 방법으로 보인다. 우리 밥상은 밥과 반찬으로 차려지는데, 반찬의 대부분이 맵고 짠 편이다. 그래서 식후 입 안에 남은 짠맛과 냄새를 보완하기 위한 후식으로 숭늉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다.

식음료를 개발하는 식품인으로서 보기에 선조의 지혜는 가히 놀랄 만한 발견이었다. 선조의 지혜를 계승하고 현대화해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것이 과업으로 여겨졌다. 현대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식음료 용기(容器)는 받아들이고, 그 속에 우리 고유의 마실거리를 담아 새로운 문화로 만들고 싶어졌다.

가장 고유한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대명제를 식음료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코리안 스탠더드’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수 있으며, 미래 대한민국을 결정할 수 있다는 긍지를 가지고 힘써 나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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