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쉽게 생각하기

입력 2018-06-12 10: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종선 삼성메디슨 선임연구원

4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어제와 비슷한 오늘, 오늘과 비슷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프랑스 여행객 두 명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처음 보는 이방인들에게 우리 집 거실을 숙소로 내주며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이들의 자전거 여행은 유럽을 거쳐 동남아로, 다시 중국을 지나 한국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문득 나와 비슷한 또래인 이들이 긴 여행을 끝내고 고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 간단명료했다. 그들은 단지 “해 보고 싶은 일이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까지 계산하면서 현재를 희생하던 내게 그들의 대답은 큰 울림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삶의 중심은 내가 아니라 회사였다. ‘일이 많아서’, ‘바빠서’라는 핑계가 족쇄가 됐고, 워킹홀리데이와 어학연수와 같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점점 후순위가 됐다.

그들과의 만남 이후에도 몇 년간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그때의 깨달음이 떠올랐다. 그제야 나는 스스로 채웠던 족쇄를 풀 때가 됐다고 느꼈고, 6년 넘게 몸담았던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곧바로 한 달간 유럽 여행을 떠났다. 아크로폴리스에서부터 크로아티아의 바다, 콜로세움, 오르셰미술관, 바르셀로나의 광장과 이비자의 화려한 파티까지! 여행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그러자 떠나기 직전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던 나 스스로가 얼마나 작은 세상에 갇혀 있었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볼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고민하는 것보다는 일단 저질러 보는 게 낫다. 물론, 평범과 현실이라는 주춧돌 위에 두 발을 얹고 있는 나에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한번 ‘저질러’ 보라. 나는 이제까지의 나의 삶을 너무 어렵게 생각했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계주와 곗돈…계를 아시나요 [해시태그]
  • '오라클 쇼크' 강타…AI 거품론 재점화
  • 코스피, 하루 만에 4000선 붕괴…오라클 쇼크에 변동성 확대
  • 단독 아모제푸드, 연간 250만 찾는 ‘잠실야구장 F&B 운영권’ 또 따냈다
  •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장서 7명 매몰⋯1명 심정지
  • 용산·성동·광진⋯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 여전
  • 순혈주의 깬 '외국인 수장'…정의선, 미래車 전환 승부수
  • 오늘의 상승종목

  • 12.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300,000
    • +0.52%
    • 이더리움
    • 4,301,000
    • -1.35%
    • 비트코인 캐시
    • 802,500
    • -2.01%
    • 리플
    • 2,812
    • -1.06%
    • 솔라나
    • 185,300
    • -2.78%
    • 에이다
    • 548
    • -3.18%
    • 트론
    • 415
    • -0.48%
    • 스텔라루멘
    • 319
    • -1.2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160
    • -3.75%
    • 체인링크
    • 18,520
    • -2.01%
    • 샌드박스
    • 172
    • -3.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