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비리 수사, 대검 이달 중순 일괄 발표…'청탁자' 꼬리 자르기 우려

입력 2018-06-04 10:34 수정 2018-06-04 15:4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사건이 이달 중순 대검찰청 최종 수사 발표를 앞두고 '몸통(청탁자)에는 손도 못 대고 꼬리(수행자)만 잘랐다'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채용비리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최고경영자(CEO)의 검찰 소환이 잇따랐지만,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영장이 기각되는 등 검찰의 윗선 수사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달 중순께 관할 지방검찰청(국민은행·남부지검, 하나은행·서부지검, 대구은행·대구지검, 광주은행·광주지검, 부산은행·부산지검)에서 진행 중인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채용비리 수사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정작 청탁자로 지목된 윗선의 공모 여부를 파헤치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검찰은 2월 1일 금감원으로부터 수사 자료참고를 이첩받은 후 본격적으로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은행 본점과 인사담당자 자택을 수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채용비리 정황 당시 인사담당 실무자를 구속해 재판에 넘기면서 CEO 수사까지 속도를 내는 듯 해보였다.

하지만 1일 함 행장의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4월 하나은행의 전직 인사부장 2명을 구속 기소하면서 윗선의 공모 여부를 파헤쳐 온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에는 다소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1일 “피의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국민은행의 경우도 2015~2016년 당시 채용을 담당했던 부행장과 부장, 팀장급 인사 3명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정작 증손녀 채용비리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실무자 선에서 점차 위로 수사망을 좁혀가며 CEO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인사 관련 담당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해 수사에 난황을 겪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임원들이 부탁했다’는 청탁 관련 결정적 증언이 나와야 CEO 연루 혐의점을 잡을 수 있다“며 “정황 증거가 있더라도 회사를 위해 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정치권, 금융당국 등 청탁자에 관한 추가 조사가 없는 것도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금감원의 2013년 KEB하나은행 채용과정 검사 결과 32건에 달하는 채용비리 정황 중에는 추천내용에 '감독원'으로 표기된 지원자가 2명이 있다. 또 국회 정무실에서 추천이 들어온 지원자도 있다. 청탁자가 특정되지 않은 것은 앞의 두 사안이 유일하지만 청탁자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하이브 “민희진, 두나무·네이버 고위직 접촉…언제든 해임 가능”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송다은, 갑작스러운 BTS 지민 폭주 게시글…또 열애설 터졌다
  • '1분기 실적 희비' 손보사에 '득' 된 IFRS17 생보사엔 '독' 됐다
  • “탄핵 안 되니 개헌?”...군불만 때는 巨野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489,000
    • +1.21%
    • 이더리움
    • 4,269,000
    • +3.87%
    • 비트코인 캐시
    • 648,500
    • +4.77%
    • 리플
    • 726
    • +0.97%
    • 솔라나
    • 233,100
    • +5.28%
    • 에이다
    • 665
    • +5.89%
    • 이오스
    • 1,134
    • +3%
    • 트론
    • 173
    • -0.57%
    • 스텔라루멘
    • 151
    • +2.7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9,400
    • +3.65%
    • 체인링크
    • 22,160
    • +16.63%
    • 샌드박스
    • 617
    • +3.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