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유럽도 한반도 평화 위해 뛴다…일본은 유럽보다 영향력 없어?

입력 2018-04-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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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폴란드·독일 등 분주히 움직여…“일본 외교대화 거리 두면 점점 고립될 것”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대표단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스톡홀름/AP뉴시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대표단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스톡홀름/AP뉴시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유럽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웨덴과 폴란드, 독일 등이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주 갑자기 발표한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은 일본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으나 유럽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핵동결을 예감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스웨덴을 방문해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양국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했다”고만 밝히고 세부사항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북한과 국교를 맺은 상태에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스웨덴이었기에 이 자리에서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오갔음은 분명하다고 신문은 추정했다.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참가하고 있으면서도 중립국으로 평화 외교를 능숙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북한에는 ‘서구권으로 통하는 현관’ 역할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유럽연합(EU) 회원국 관리는 “북한은 유럽에서 스웨덴을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발트해를 사이에 둔 폴란드에서도 움직임이 있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주요 테마는 한반도 정세였다. 당시 방한에 동행한 크쉬슈토프 슈체르스키 폴란드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전략으로 난국에 임할 것인지 문 대통령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냉전 시대 북한과 깊은 교류가 있던 구(舊 ) 공산권의 폴란드는 최근 북한 노동자 신규 수용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폴란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하려 애쓰고 있다. 슈체르스키 보좌관의 “긴장 완화에 조금이라도 공헌하고 싶다”는 말에서 새로운 외교 강국으로 인정받으려는 폴란드의 야심이 엿보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U 맹주인 독일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봤다. 독일 연립정부의 한 축인 사회민주당의 한 간부는 “북한이 괌을 미사일로 공격해도 나토가 움직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대북 강경파를 견제했다. 만일 미국과 북한이 무력 충돌해도 독일은 미국 쪽에 서기보다는 중국, 러시아와 함께 중재에 들어갈 의향이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북유럽의 조용한 평화 중재, 동유럽의 외교적 야망과 독일의 대화 노선, 여기에 비정부기구(NGO)와 민간기업, 학술 교류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유럽은 북한 사정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유럽 외교 소식통들은 이달 초 이구동성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유럽이 장래를 마냥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는 분단국가로서 북한과 동독이 겹치고 있다. 특히 과거 동독의 ‘베를린 장벽’과 북한 핵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있다. 냉전시대 동독은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황에도 막대한 돈이 드는 베를린 장벽을 고집했다. 장벽이 없어지면 일당 독재체제가 붕괴한다는 우려에서다. 북한도 체제 보장의 핵심인 핵을 끝까지 고집할 수 있다고 유럽 측에서는 보고 있다.

유럽이 북한 문제에 깊이 관여하게 된 것은 확실하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다음 달이나 6월에 열릴 북미정상회담 후보지로 스웨덴과 스위스 등 유럽 국가가 거론되고 있다.

그런 유럽에서 일본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보일까. 신문은 아시아 사정을 잘 아는 한 EU 관리의 말을 소개했다. “북한을 둘러싼 5개국(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중 가장 영향력이 없는 것이 일본이다. 협상의 주도권도 쥘 수 없는데 외교대화에서 거리를 두면 점점 고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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