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이 피한 관세 불똥… 차에 떨어지나

입력 2018-03-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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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철강이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똥이 자동차 산업으로 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한국을 철강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사실상 철강 관세부과를 철회하는 대신, 산업 규모와 경제 여파가 더 큰 ‘자동차 산업’을 타깃으로 삼은 셈이다.

미국은 무엇보다 자국 차산업의 주력품목인 ‘픽업트럭’ 보호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2012년 한·미 FTA 이후 한국산 픽업트럭의 미국 진출을 사실상 막고 있다. 승용차는 체결 직후 점진적으로 관세 축소에 돌입했지만 픽업트럭은 25%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7년 유예기간을 거쳐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관세를 줄이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산 픽업트럭은 내년부터 단계적인 관세 축소를 거쳐 한·미FTA 체결 10년 만인 2022년부터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상황에 미국 정부는 유예 기간을 더 늘려 사실상 현대·기아차의 미국 픽업트럭 진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픽업트럭의 생산이 본격화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차가 고전하는 이유를 국내 안전·환경기준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산 차는 연간 2만5000대까지 한국의 안전 및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지 않고 미국 기준만 맞춰도 한국에서 팔 수 있었다. 따라서 미국은 이 물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부품비율을 조정해 미국산 차의 범위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세제 변화도 촉구 중이다. 미국차는 대배기량 픽업과 세단이 주류를 이루는데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부품 비율 조정에 따른 미국산 차 범위 확대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독일이나 일본차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미국은 자동차 통상 불균형을 이유로 한·미 FTA 재협상을 끌어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은 146억5100만 달러인 반면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16억85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미국산 차는 2012년 FTA 체결 직후 곧바로 관세가 면제됐고, 한국산 자동차는 5년 동안 점진적으로 관세를 줄여 지난해 무관세가 됐다.

반면 철강업체들은 미국의 철강 관세 유예 결정에 일단 안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직 관세 면제가 최종결정된 것이 아니고 면제 여부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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