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집사(執事) ①

입력 2018-03-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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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별활동비 수수 혐의로 구속된 후, 검찰에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를 알려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후 김백준과 함께 ‘집사’라는 단어가 뉴스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집사,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집사는 ‘執事’라고 쓰며 각 글자는 ‘잡을 집’, ‘일 사’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자면 ‘일을 잡음(주관함)’이다. 즉 주인 가까이 있으면서 그 집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현대적 의미의 ‘집사’는 교회에서 일을 맡아 봉사하던 교회 직분의 하나 또는 그 직분을 맡은 사람을 일컫는 말인 ‘디컨(deacon)’이나 귀족들에게 고용되어 집안일을 돕던 사람인 ‘버틀러(butler)’를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 오던 ‘執事’라는 말을 대입함으로써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執事라는 말이 전통적으로 편지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편지를 올릴 때 상대를 높이기 위해 ‘執事’ 혹은 ‘下執事’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下執事’는 지위가 낮은 집사라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편지를 보낼 때 겉봉에 수신자인 상대방의 이름을 직접 쓰지 않고 그 집의 일을 돌보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을 취했다. 감히 직접 드리지 못하고 귀댁의 執事를 통해 드리게 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겉봉에 ‘경주김진사댁 하집사(慶州金進士宅 下執事)’라고 썼다면 이는 ‘본관이 경주김씨이며 진사시험에 합격하신 어르신께 어르신 집안의 일을 맡아 하는 아래 집사를 통해 편지를 올립니다’라는 뜻이다. 이런 의미로 쓰이던 ‘집사’라는 말이 근대화와 함께 서양으로부터 들어온 디컨이나 버틀러라는 말을 번역하는 데 대입되어 오늘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라는 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엔 고양이 주인도 고양이를 섬기는 ‘집사’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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