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회장은 영원한 회장...겨울잠 깬 잰걸음 '관심'

입력 2008-03-05 15:55 수정 2008-03-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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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오, 김우중, 정몽원, 신영자 행보에 눈길가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이 말은 재계에서는 '한번 회장은 영원한 회장'으로 통용된다.

두산가 형제의 난 이후 재계를 떠나 야인 생활을 했던 박용오 회장이 중견건설사인 성지건설을 인수하며 2년7개월만에 재계로 돌아왔다. 롯데가의 장녀인 신영자 부사장도 롯데쇼핑 등기이사로 경영 일선에 컴백할 예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정몽원 전 한라건설 회장도 발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아직 법과 도덕상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지만 오랜기간 겨울잠에서 깨어나 재기를 꿈꾸고 있기에 이들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 박용오 전 회장 세 부자 두산건설 대신 꿩대신 닭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2005년 두산그룹 '형제의 난'의 근본 원인이었던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 소유 대신 중견건설사인 성지건설 인수를 통해 그와 그의 아들들인 경원씨와 중원씨의 재계 복귀 발판을 삼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지난달 27일 성지건설 지분 24.4%를 730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재계 복귀를 알렸다. 또한 이달초 장남인 경원씨와 차남인 중원씨를 등기이사로 추천했다.

형제의 난 이후로 두산 박씨 일가와 연을 끊은 박 전회장과 경원씨와 중원씨는 성지건설을 통해 재계 복귀 신호탄을 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성지건설 지분을 소유한 장하성 펀드는 과거 도덕성 문제로 박 전회장이 추천한 등기임원에 대한 선임에 대해 받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나 무리가 없는 한 경원씨와 중원씨는 이번 등기이사로 선임돼 재계에 복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장남인 경원씨는 두산건설 영업사업본부 상무와 전신전자 대표 등을 지내다 2006년 경영권에서 물러났다.

차남인 중원씨는 두산산업개발(현재 두산건설) 영업사업본부 상무를 지내다 두산그룹에서 퇴출된 이후 지난해 3월 코스닥업체인 뉴월코프 경영권을 인수한 지 불과 8개월만에 경영권에서 물러나야 했다.

◆ 신영자 부사장 와신상담 끝 롯데쇼핑 경영일선 복귀

신격호 회장의 첫번째 부인인 노순화 씨의 딸로 롯데가의 장녀이기도 한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도 이달 롯데쇼핑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돼 화려하게 복귀한다.

신영자 부사장은 지난 1997년부터 롯데쇼핑 부사장을 맡아 오면서 백화점 등 유통 분야 전반을 책임져 왔다. 그럼에도 지난 2006년 롯데쇼핑 상장때‘이사 수 초과’라는 명목으로 '등기이사 명단'에서 빠지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고배를 마셨다.

이를 두고 당시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두번째 부인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츠고 여사와 사이의 아들인 신동빈 한국롯데부회장이 한국롯데를 그의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일본롯데의 후계구도가 굳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 신영자 부사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 롯데 후계를 둘러싸고 신영자 부사장이 이복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과 경쟁관계였던 점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신 부사장의 복귀는 향후 그룹 후계경쟁 구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우중 전 회장 정몽원 회장 고맙다 '사면'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으로 사법 처리됐으나 최근 사면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의 발길도 빨라지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사면 직후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를 통한 `활동 재개설`이 나돌아 무성한 추측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과거에 주창했던 '세계경영' 꿈 재개에는 장애물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검찰은 "사면은 됐지만 김 전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17조9000억원의 추징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있고 2005년 귀국할 때까지 6년 가까이 해외도피한 전력을 감안해 출금조치"를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회장의 행보와는 별도로 과거 그의 최측근 중 하나인 장병주 전 대우 사장이 이달 14일 열리는 SK네트웍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돼 주목받고 있다.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은 사면 이후 지난 2월 그룹 모기업인 만도를 되찾았다.

외환위기 직전까지 재계 12위의 위상을 확보한 한라그룹은 이후 유동성 위기에 몰려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시멘트 등 주력 기업들의 경영권을 내놓고 한라건설만 보유하는 상태가 됐다.

정몽원 회장은 이후 과거 만도기계를 JP모건이 주축이 된 투자회사 선세이지에 매각한 뒤 줄기차게 다시 사들이기 위한 공을 수년째 해오다 사면과 함께 만도 인수를 확정지었다.

재계는 이번 만도 인수를 발판 삼아 정 회장이 한라그룹 부활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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