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사망사고 수습 후 자살한 근로자…법원 "산재로 봐야"

입력 2017-1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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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간 몸싸움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고를 수습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유족 임모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임 씨의 남편 신모 씨를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망인은 무리한 업무지시와 징계 해고 등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의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은 자신의 부하 직원이 폭행으로 중국 공안에 구속되고 다른 직원이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도 출장 업무를 기존과 같이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게 됐고 연차휴가를 사용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결혼 생활에 대한 고민이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정서 등이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그것만으로 자살과 업무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게 재판부 결론이다.

신 씨는 LCD 검사장비를 제조·판매하는 A사 영업고객지원본부 SE고객지원팀 부장으로 근무했다. 회사 거래처가 중국에 있어 중국 출장이 잦은 업무였다. 특히 신 씨는 사망 직전 중국 출장을 갔다가 뇌출혈로 사망한 동료의 사고를 처리하다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빨리 조치 바람', '절대 보안 유지 바람', '모든 방안 동원해 거래처에는 이야기하지 말 것', '크게 말이 안 나오도록 직원들 입단속 잘 시키고 단순 사고로 잘 처리바람' 등의 업무 지시를 내렸고, 신 씨는 귀국 후 급성 스트레스 진단을 받았다.

신 씨는 유서를 통해 "나를 포함해 누구도 해외 출장을 가기 싫어했지만 팀장으로서 갈 수 밖에 없었다"면서 "회사에서 나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 씨의 유족은 산재 신청을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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