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반도체… 삼성-SK, 슈퍼호황 끝나도 큰 타격 없을 듯

입력 2017-11-30 09:31 수정 2017-11-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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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슈퍼호황기가 향후 몇 년 이상 지속된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또 다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6일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곧 정점(頂點)을 찍을 것’이란 보고서를 통해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은 이미 시작됐고, 시장의 예상보다 가격 하락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고 경고했다. 또 D램은 내년 1분기 정도까지 호황이 지속하지만, 2019~2020년에는 공급 과잉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지난달 “내년도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둔화힌 뒤 2019년부터는 축소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도 전망치를 발표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4087억 달러(약 440조 원)가 될 것으로 봤다. 이는 6월 전망치에서 200억 달러나 올린 수치다. WSTS는 내년에도 반도체 시장이 4373억 달러까지 커지며 올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년 대비 20.6% 성장한 올해와 비교하면 성장속도는 더디다.

실제로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등의 발달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호황이 이어지지만, 그동안 이어진 대규모 투자로 공급도 늘어난다. 지난달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확실하다”며 “내년 하반기에 수요는 계속 있지만, 공급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 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양산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보니 호황기가 꺾인 이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슈퍼호황이 끝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D낸드 등 최신 제품에서 후발주자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이미 보유했고,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로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는 화성 S3라인에서 10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S3라인은 기흥의 S1, 미국 오스틴의 S2에 이은 3번째 파운드리 팹이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적용될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보다 안정적으로 양산하기 위해 구축됐다. 10나노 공정은 물론 EUV 기술이 적용되는 삼성의 7나노 핀펫 공정도 이곳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7월 파운드리 전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출범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또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와 생산량 확대를 통해 후발주자를 견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 수요와 공급이 역전되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이를 견디지 못하는 업체는 경쟁에서 떨어져 나간다. 2000년대 초 20개가 넘던 세계 D램 업체들이 수차례의 치킨게임을 거치면서 삼성ㆍ하이닉스ㆍ마이크론 등 3곳으로 재편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업체들까지 견제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이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D램 생산량을 늘리려 하고 있다”며 “D램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했다.

슈퍼호황이 언젠가 끝나도 과거 호황기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것과 같은 부침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용량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빅데이터, AI, IoT, 클라우드 등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다량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다.

향후 자율주행차 보급에 따른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후좌우로 카메라를 갖춘 자율주행차는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성능 CPU는 물론, 1대당 1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 저장 장치가 필요하다. 인텔은 “자동차는 향후 바퀴 달린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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