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건설 매각을 대하는 진정성

입력 2017-11-27 10:15 수정 2017-11-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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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효 정책사회부 기자

“답답하다. 내부엔 현 산은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지만, 쇼트리스트(인수적격후보군)로 거론되는 곳들을 보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산은의 의지도 알기 어렵다.”

7년 만에 다시 주인찾기에 나선 대우건설 내부 관계자의 한숨 섞인 말이다. 인수적격후보군에 호반건설 등 3곳 정도가 이름을 올렸지만, 인수 동기에 대한 진정성과 발전 방향을 얼마나 제시할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우건설 내부에선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인수전에 나선 호반건설의 매각 출사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앞서 호반건설이 SK증권, 금호산업 등의 매물에 관심을 보이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가 마지막에 가서 발을 뺀 전력이 있어서다. 지난해 200억 원 규모의 울트라건설을 인수한 뒤 여러 차례 시장에 들어왔지만, 실제 대형 매물을 사들인 적은 한 번도 없다. 기업체를 싼값에 먹으려 한다는 비판이나 목적이 다른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호반건설이 이번 대우건설 인수희망가에 약 1조4000억 원 수준의 가격을 써냈지만, 매각 실사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이보다 금액을 더 낮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은의 매각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기존 사모펀드 만기를 앞두고도 그동안 정치적인 논리 때문에 적극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산은이 매각가에 관계없이 장기적인 경쟁력 차원에서 팔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이유로 아예 매각을 무산시키며 또다시 미룰 수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대우건설은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고,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넘어갔지만 그룹 유동성 위기로 짧은 동거를 마친 채 산업은행에 인수됐다. 아픔이 많았던 만큼 회사 내부에 큰 동요는 없다. 다만 회사 가치를 끌어올릴 좋은 주인을 기다리는 내부의 절실함은 강하다. 국내 건설업계 3위 대형사를 사고파는 일이다. 사고파는 사람들의 그에 걸맞은 진정성 역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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