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러스트벨트’ 부활에 안간힘

입력 2017-08-23 08:41 수정 2017-08-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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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한때 잘 나가다가 쇠락한 산업도시, 이른바 ‘러스트벨트(rust belt)’를 부활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자금 지원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 등 주요 제조업 도시들이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 선양에서도 생산성이 떨어지고 부채가 쌓인 공장이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양을 포함한 랴오닝성의 경제 규모가 2.5% 위축됐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으로서는 충격적인 일이다.

NYT는 이러한 현상이 미국 중서부 지역의 러스트벨트를 떠올린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도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스트벨트 부활을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자유무역협정(FTA) 개선을 시도하지만 중국 정부의 대응은 더 적극적이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선양은 제조업 현대화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선양 지방정부는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첨단기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700만 달러(약 79억4150만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일부 기업에는 3만 달러를 보너스로 주고 법인세 혜택을 적용한다. 4월에는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해 낮은 가격에 부지를 제공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했다. 대학 졸업생의 창업을 돕기 위한 보조금도 제공하고 있다.

2015년 말에 도입한 중국-독일 장비제조산업단지에서는 입주 기업에 부지 매입비용을 30% 할인해주고 규제를 완화해준다. 산업단지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140개가 넘는 기업이 들어섰거나 입주를 준비 중이며 총 6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지난해 산업단지에 문을 연 BMW 차량 부품 제조업체 POI산업기술그룹은 성공사례 중 하나다. 선양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설된 이 공장은 2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리우 키 POI산업기술그룹 회장은 “바닥을 치고 나면 다시 일어설 기회가 생긴다”고 제조업 재건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악용하는 기업도 있다. NYT는 세금혜택을 받고자 사무실만 개설하고 실제 고용이나 활동을 하지 않는 유령기업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선양을 제조업 부활의 시험대로 삼고 있다. 제조업이 집중된 중국 북동부 지역 전체가 선양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2014년 이후 2년 연속 성장률이 목표치를 밑돌면서 7%대 성장에 재진입하고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여러 도시에서 비슷한 지원 방안을 제공하면 정책 효과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오 쉬준 베이징 인민대 재정대학원 부원장은 “여러 도시가 투자와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북동부 도시들이 같은 정책을 펼친다면 이미 앞선 도시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중국이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들처럼 쇠퇴한 산업도시를 부활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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