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방해’냐 ‘기밀대화 무단 공개’냐…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코미-트럼프 진실공방

입력 2017-06-09 09:13 수정 2017-06-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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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5번이나 반복…트럼프 측 “코미가 우리의 정당성 입증, 기밀 유출한 것 수사해야”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 파문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에 의해 전격적으로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의회 증언에서 작심하고 핵폭탄급 사실들을 폭로했으나 트럼프 측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핵심 쟁점은 트럼프가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중단하라고 압박해 대통령 탄핵 이유에 해당될 수 있는 ‘사법방해’를 저질렀는지 여부다.

CNN방송에 따르면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무려 5차례나 ‘트럼프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모두 연설에서 코미는 FBI 내에서 자신이 인기가 없으며 FBI가 혼란스러워졌다는 트럼프의 해임 이유 주장에 대해 거듭 분노를 표시하면서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크 워너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이 트럼프와의 회동을 문서화할 필요성을 느낀 이유를 묻자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회동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정부 때는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를 기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코미는 이날 러시아 게이트 몸통으로 불리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지난 2월 사임하고 나서 하루 만에 트럼프와 회동했던 당시를 털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은 좋은 사람이다. 그냥 플린을 놓아주자라고 말했다”며 “나는 이를 플린 수사 중단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이런 요청은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미국 대통령이 나와 독대하면서 (플린을 놓아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코미는 “다만 트럼프의 메시지가 ‘명령’은 아니었다며 러시아 게이트 수사 전반에 대해서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발언이 사법방해에 해당되는 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코미는 또 지난 1월 트럼프가 자신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전날 서면 증언서 내용도 확인하면서 트럼프가 임기보장을 미끼로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려는 것처럼 느꼈다고 밝혔다.

청문회 이후 트럼프 측도 강하게 반격했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마크 카소위츠가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이 코미에게 수사 중단을 지시하거나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코미의 증언은 오히려 트럼프가 러시아 수사를 결코 방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미 전 국장이 자신의 친구를 통해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2월 플린 사안 관련 트럼프와의 회동 기록 내용을 전달한 것을 문제삼았다. 카소위츠는 “이날 코미는 친구들에게 기밀대화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대통령과 대화를 할 수 있는 특권을 바탕으로 일방적이고 은밀하게 언론에 공개한 것”이라며 “이번 유출에 대해 적절한 기관이 나서서 수사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사법방해’ 논란에 ‘기밀대화 무단 공개’로 초점을 바꾸려 시도한 것이다.

트럼프 측은 코미의 거짓말쟁이 주장에 대해서도 발끈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솔직히 이 질문은 모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미의 증언을 통해 트럼프 정권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 윤곽의 일부가 드러났다며 다만 트럼프를 둘러싼 의혹은 사법방해만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있어 현재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뮬러 특검에 무게가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미 전 국장이 사적으로 작성한 메모 증거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전히 트럼프의 앞길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캠프의 이메일이 대량으로 유출돼 공개된 것과 관련해 오바마 전 정권은 러시아 해커가 관여했다고 단정했다. 이를 트럼프 진영과 공모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트럼프 탄핵론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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