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와 함께하는 주식 투자] 한국인의 주식 투자 문화

입력 2017-05-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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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식 투자 문화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내가 그동안 한국에서 만난 사람 대부분은 주식 투자에 대한 생각이나 철학이 금융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 대부분 주식을 단기적으로 투자하려 하고, 투자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보기보다는 매매 타이밍을 맞추는 것을 주식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식 투자를 카지노와 비슷하게 생각해 주식을 멀리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인식이 심각하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한국의 65세 이상 연령층에서의 빈곤층 비율이 50%에 가깝다고 한다. 월급쟁이가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가(資本家)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도 자본가가 될 수 있다. 여유 자금으로 꾸준히 조금씩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주식 투자의 장점이다.

주식 투자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부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 기업을 경영하고 있거나 주식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다. 주식 투자는 사서 오래 들고 있는 것이지,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주식을 사는 것은 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하는 것이다. 투자한 회사의 직원들이 돈을 벌어주는 것이지, 본인이 사고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어린 학생들에게 주식 투자처럼 좋은 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주식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경영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그 나라의 정치·경제·문화가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저절로 공부가 된다.

직장인 역시 임금 협상이 중요하지만,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주식을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임금이 오르는 속도보다 자본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퇴직연금도 당연히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원금을 지켜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살면서 은퇴에 대한 설계가 없다.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노후는 저절로 준비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열심히 일한다는 의미가 노동에만 국한되어 있으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자식의 사교육비 지출로 인해 노후 준비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사교육에 쓰는 비용이야말로 너무나도 아까운 지출이다. 자식들이 부자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부모들은 부자가 되는 교육은 하지 않고 성적만 좋으면 무조건 잘될 거라고 착각한다. 글로벌 리더가 되는 교육을 시키지 않고 평범한 월급쟁이가 되라고 가르친다. 이처럼 아까운 지출을 주식에 투자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 자녀들이 성장했을 때 빈곤해질 가능성이 크다.

나는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낙관한다. 한국의 주식 투자 문화가 오히려 제대로 된 투자 철학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미국이 ‘401K’를 도입한 1980년부터 미국의 주식시장은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 한국도 미국의 1980년대 초와 같은 시기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으로부터 오는 경제 위협과 기회에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북한과 통일된다고 하면 어떤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한국 주식시장은 아직도 많은 스토리텔링이 있을 것이고, 전 세계 투자가들에게도 기회가 많은 시장이다. 우리 국민들의 주식 투자 문화의 변화가 더욱더 절실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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