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팀파워] 한국야쿠르트 유제품 CM팀, 농담서 출발한 ‘얼려먹는 야쿠르트’…하루 20만개씩 판매 ‘대박’

입력 2017-04-11 10:36 수정 2017-04-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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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비자 패널 의견 반영해 용량 2배·성분도 2배…틀 벗어난 제품 통해 유업계 새 바람

▲한국야쿠르트 유제품 CM팀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가는 부서여서 소비자의 작은 목소리도 헛으로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CM팀 조연수 차장(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최영택 과장, 남창우 과장, 김봉석 팀장, 전선홍 사원, 김선아 대리가 자신들의 손을 거쳐간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국야쿠르트 유제품 CM팀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가는 부서여서 소비자의 작은 목소리도 헛으로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CM팀 조연수 차장(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최영택 과장, 남창우 과장, 김봉석 팀장, 전선홍 사원, 김선아 대리가 자신들의 손을 거쳐간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신제품 출시는 출산의 고통에 비유할 수 있다. 제품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제품이 되기까지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제품에 관심을 쏟고 있다.”(최영택 과장)

거꾸로 얼려 먹는 야쿠르트, 알약과 함께 먹는 발효유, 치즈에 찍어 먹는 과자 등 기존의 틀을 깬 제품들이 불황 속 침체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일 소비자의 눈길을 끌며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는 이 제품들은 한국야쿠르트 유제품 CM(category Management)팀의 손을 거쳐 갔다. 이 팀은 제품 개발과 더불어 제품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시장 분석과 트렌드 조사를 도맡고 있다. 히트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의 지속 성장을 도맡은 한국야쿠르트 유제품 CM팀을 서울 잠원동 한국야쿠르트 본사에서 만났다.

“지인이 ‘옛날에는 야쿠르트를 거꾸로 얼려 먹었다’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했는데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곧바로 소비자 패널을 활용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생각 밖으로 거꾸로 먹는 제품에 대한 추억이 상당했고,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전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개발을 진행했다.”

독특한 역발상으로 유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얼려먹는 야쿠르트’의 출시 배경에 김선아 대리는 이같이 밝혔다.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매일 20만 개씩 판매되고 있으며 공장을 완전 가동해도 수량이 부족하다. 특허받은 유산균까지 들어가 있어 안전한 간식으로도 평가받고 있어 미투제품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제품 개발 과정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따랐다. 오로지 소비자를 바라보며 시작했지만 기존 제품보다 얼린 제품은 특수 유산균 등의 성분이 더 추가돼 맛과 성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65㎖ 야쿠르트에 들어가는 모든 성분을 2배 증가시켜 110㎖ 야쿠르트로 만드는 일은 자칫 제품의 안정성이 깨질 수 있어 고민이 뒤따랐다.

“얼리는 과정 중 얼음 입자를 작게 만들어 천천히 얼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당류와 소재를 찾고자 밤낮없이 실험에 몰두했다. 마실 때와 얼렸을 때 동일한 맛을 찾고자 수많은 배합실험 진행했다. 이런 노력 끝에 제품의 맛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김봉석 팀장)

이처럼 소비자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은 국내 최초 이중제형을 사용한 ‘쿠퍼스 프리미엄’에도 적용됐다. 2013년 출시한 이 제품은 헛개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추출 분말이 2460㎎ 함유돼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밀크씨슬 260㎎이 정제 형태로 담겨 평소 간 건강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뚜껑에 적용한 이중캡은 특허를 받았다.

“쿠퍼스 프리미엄도 약국에서 소비자들이 ‘박카스’와 ‘우루사’를 따로 복용하는 모습이 이중복합제형 개발의 시발점이었다. 이중캡을 적용해 헛개나무 액상과 밀크씨슬 정제의 분리 저장과 음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가지 제형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어 편리하다.”(남창우 과장)

그동안 한국야쿠르트의 발효유 제품의 기능성은 장(야쿠르트)에서 위(윌), 위에서 간(쿠퍼스)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유산균 연구 기술력의 진화가 기능성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유제품 CM팀은 설명했다.

“유산균의 기능성이 발견된 이후 오랫동안 유산균은 장 건강에 영향을 주는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중앙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4000여 종의 유산균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유산균의 다양한 기능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유산균이 가진 기능성을 위와 간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유산균의 기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제품화하는 데까지는 5~6년이 걸린다고 한다.”(전선홍 사원)

이와 더불어 유제품 CM팀은 소비자 패턴을 주시하며 당 줄이기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 ‘나만을 위한 소심한 사치’ 트렌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이 팀은 합리적인 소비로 자신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를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쿠르트 100g 기준으로 산도 0.1% 늘면 설탕 2g을 추가하는 것이 새콤달콤한 맛의 이상적인 비율이다. 이 비율을 맞추려고 셀 수 없이 맛을 봤다. 설탕이 아닌 대체당을 사용해 당도를 재현하는 것은 당 줄이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조연수 차장)

이같이 제품 탄생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제품을 만들기까지 한국야쿠르트의 히트 상품에는 유제품 CM팀의 노고가 녹아들어 있었다.

“유제품 CM팀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가는 부서다. 어린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올바른 교육과 관심이 필요하듯 제품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김봉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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