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백약지장(百藥之長) 전통주, 쇼핑몰 판매 추진

입력 2017-03-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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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가 발달한 나라에는 자국을 대표하는 술이 있다. 프랑스의 와인, 중국의 고량주, 일본의 사케, 멕시코의 데킬라 등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전통주에 대한 자국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인 탁주, 약주, 증류식 소주 등도 맛과 향이 세계적 명품 술에 뒤지지 않는다. 재료와 제조방법이 다양해 한식뿐만 아니라 일식, 중식, 양식 등 여러 나라의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나 우리 전통주는 아직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주를 살리고 수출 산업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요란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가 많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정부는 우선 주류 관련 규제를 개선해 ‘전통주 살리기’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 전통주는 현재 우체국, 조달청, 공영홈쇼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협, 한국무역협회 등 9곳에서만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전통주 업체에선 “소비 확대를 위해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통주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현장 의견을 반영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국세청과 협의해 올해 안에 일반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전통주 판매가 가능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주 업체는 대부분 영세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릴 기회가 부족하다.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 우리 전통주가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관련 산업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소비자 기호에 맞춘 상품도 개발해야 한다. 현대인의 취향에 맞는 홍보·마케팅을 강화해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판로 확대와 더불어 전통주 제조방법의 변화도 필요하다. 소규모 양조장 체제 중심의 제조 방식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술 한 잔을 마셔도 남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마시는 것이 최근의 소비 트렌드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집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있다. 지역과 계절, 재료, 발효와 숙성 기술에 따라 고유한 가양주가 탄생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00종이 넘는다. 각종 첨가물을 사용해 빠르게 만들어내는 대량 생산 제품과 달리 소규모 양조장에서 빚어내는 전통주는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전통주가 지닌 ‘고유성’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린다면 대량 생산 주류의 틈새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

우리 술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발효 종균 자원 발굴, 양조 전용 농산물 품종 개발 등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고 ‘전통주 제조 명인’, ‘찾아가는 양조장’ 지정 등 우수한 전통주를 널리 알리기 위한 대책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강남역 인근으로 ‘전통주 갤러리’가 확장 이전했다. 2015년 인사동에 개설된 전통주 갤러리가 방문객 2만5000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더욱 넓은 공간과 많은 사람을 찾아 나선 것이다.

우리 전통주가 세계적 명품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주백약지장(酒百藥之長)’이라고 했다. 술이 백 가지 약 중에서 으뜸이라는 뜻으로, 잘만 마시면 술도 보약이 된다는 의미다. 많은 국민들이 전통주와 함께 건강하고 뜻깊은 자리를 나누게 되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관심 속에 전통주 산업이 활성화해 우리 전통주가 세계적 명품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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