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시진핑도 레이건에 꽂혔다…G2, 1980년대로 회귀하나

입력 2017-03-09 15:01 수정 2017-03-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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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인대서 레이거노믹스 되살아나…트럼프, 레이건 무역정책 답습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1985년 5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감세와 관련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1985년 5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감세와 관련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주요 2개국(G2, 미국ㆍ중국)의 대립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현재 G2 모두 정책 측면에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게 깃들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올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발표된 정부 업무보고는 정부의 단순화와 감세, 진입 규제 완화와 혁신의 장려 등 바로 30년 전 레이건의 경제정책인 레이거노믹스를 방불케하는 내용이었다고 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레이건도 감세와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선에서 지미 카터를 꺾었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내용을 바로 트럼프도 되풀이했다. 이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트럼프 정권의 무역과 경제정책에 있어서 1980년대로의 회귀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 중국의 공급 측면 개혁은 레이거노믹스의 부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5년 11월 철강과 석탄 등의 제조업 과잉공급을 완화하겠다며 ‘공급 측면 개혁’을 주창했다. 리커창 총리가 이를 받아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공급 측면 개혁의 중요성을 호소하면서 구체적 방안을 더욱 상세히 설명했다. 예를 들어 규제 완화로 정부의 재량권을 줄이고 인허가 프로세스를 단축하겠다고 언급하는 한편 석유와 천연가스 등 국영기업이 독점하던 산업에서 경쟁 원리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세에 대해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과세소득이 30만 위안(약 5005만 원) 이하인 소기업만 법인세를 절반으로 해줬지만 이를 50만 위안으로 확대한다. IT 분야 중소기업은 연구ㆍ개발(R&D) 비용으로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종전의 50%에서 75%로 높아졌다. 기업 세금 부담을 총 3500억 위안 줄이고 그밖에 정부에 지급하는 각종 수속 요금도 약 2000억 위안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중앙정부가 받는 35개 항목의 기업 수수료는 폐지한다.

동시에 신소재와 인공지능(AI) 등 신흥 첨단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미국이 레이건 정권 시절 규제 완화로 벤처기업이 융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던 것을 연상케 한다.

사실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서구 경제학의 개념을 정책에 반영해 왔기 때문에 체제는 달라도 비슷한 경제 현상이 일어난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와 중국의 공급 측면 개혁 모두 케인스형 정책의 반동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1970년대까지 케인즈 경제학을 따른 수요 확대 정책을 펼쳐 레이건이 정권을 잡기 전 정부 부문의 비대화와 재정수지 적자, 세금 부담 증대 등에 시달렸다. 중국도 지난 20년간 경제 고성장을 지탱하기 위한 정책으로 부채가 급증하게 됐다. 현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30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빚에 의존한 투자 주도의 수요 확대 방안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해 성장 전략의 초점을 수요에서 공급으로 옮긴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 트럼프, 레이건의 일본과의 무역전쟁과 같은 자세

FT는 트럼프의 자동차와 제조업, 철강산업에 대한 언급은 마치 레이건이 일본과 무역전쟁을 벌이던 것과 같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 관리들은 종종 중국을 전략적 위협으로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 일본 기업들의 잇따른 자국 자산 인수와 구소련에 대해 레이건이 보였던 적개적인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트럼프의 무역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지난 6일 중국의 해외 투자와 관련해 “미국을 외국인이 소유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에 대한 나바로의 해결책은 수출과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한편 수입을 줄여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정권은 1995년 성립된 세계무역기구(WTO) 시스템을 부정하고 레이건 시대의 섬뜩한 보호주의를 되살리려 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 G2 모두 군사비 지출 확대에 올인

G2가 레이건 시대를 닮은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양국 모두 군사비 지출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레이건은 정부 지출을 억제하면서도 군사비는 예외로 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2018 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10% 증액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개의 전쟁을 치른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중국도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7% 늘려 사상 처음으로 1조 위안이 넘는 예산을 잡았다. 군사적으로 미국에 크게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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