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는 ‘삼성폰’·클린턴 쪽은 ‘아이폰’...美 진출 기업들, 갈라진 민심 틈새 노려야

입력 2016-11-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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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적 분열, 소비 성향에도 영향

정치적 분열 양상이 뚜렷했던 올해 미국 대선이 소비 성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의 대결 구도였던 만큼 두 사람이 각각 우세했던 지역에서는 선호하는 방송채널이나 스마트폰, 패스트푸드 등에서 큰 차이가 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비자 조사업체 시몬스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선 방송채널 선택에 있어서도 확연히 달랐다.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가 우세했던 카운티 중 득표율 상위 25위까지의 카운티 거주자들은 ‘컨트리 뮤직 TV(CMT:케이블 방송국 중 하나로 컨트리 음악을 중심으로 한 음악 전문 채널)’와 케이블 방송국 ‘홀 마크 채널(주로 가족 단위의 프로그램을 방송)’을 보는 경향이 강했다. 이에 반해 클린턴이 우세했던 득표율 상위 25위 카운티에서는 사람들이 유료 TV 채널 ‘HBO(주로 드라마·영화 등을 방송)’와 ‘쇼 타임’을 보는 경향이 강했다.

스마트폰 선호도도 대조적이었다. 트럼프가 우세했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선호한 반면, 클린턴이 우세한 지역 사람들은 애플의 아이폰을 선호했다. 또한 트럼프가 우세했던 지역 사람들은 정보를 얻을 때 FOX뉴스에 의존한 반면 클린턴 선호 지역 사람들은 CNN과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

WSJ는 이같은 데이터는 정치적 성향과 소비 습관 간 상관관계를 보여준다며 인과관계를 나타낸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트럼프에 투표한 사람들 중에서도 CNN을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클린턴에 투표한 사람들 중에도 홀 마크 채널을 자주 보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WSJ는 소비자의 선택이 갈라진 건 트럼프 지지자와 클린턴 지지자 각각이 살고 있는 지역의 특성과도 연관이 크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민주당이 우세한 주(州)보다 공화당이 우세한 주에 매장이 많은 소매 체인이 있고, 또한 소득과 인구 밀도, 그리고 각 당이 우세한 지역의 문화 차이를 반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같은 연관성을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WSJ는 조언했다. 가령, 소비자가 패스트푸드를 먹으려 할 때 트럼프가 우세한 지역 사람들은 드라이브스루 매장인 ‘소닉 드라이브 인’이나 하디스를 좋아하는 반면 클린턴이 우세한 지역 사람들은 멕시코 음식 레스토랑인 ‘치포틀’과 샌드위치 체인 ‘파네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이 각각 우세한 지역을 비교해보면 인종 등 인구 동태의 특성이 크게 다르다. 트럼프가 우세한 지역 인구에서 백인, 비 히스패닉 주민 비율이 70% 미만인 곳은 단 한 곳 뿐이었고, 이에 대해 클린턴이 우세한 지역에서 백인, 비 히스패닉 주민이 70%를 넘는 곳은 한 곳 밖에 없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인이 많았던 반면 클린턴 지지자들은 히스패닉 등 비 백인이 많았다는 의미다.

학벌에서도 차이가 있다. 트럼프가 우세한 지역에서 성인 중 대졸자 비중이 30%를 넘는 곳은 전무했다. 반면 클린턴이 우세한 지역에서는 성인 중 대졸자가 30%를 넘는 곳이 18곳이나 됐다.

시몬스리서치의 고객 분석 수석 책임자인 타마라 바버는 “틈새 마케팅과 시장 세분화가 소비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정치적 분열은 소비 행동과도 연관이 있으며, 그것은 국민의 결속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와 클린턴 두 사람이 각각 우세한 지역에서 모두 공감되는 메시지를 만들어내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몬스리서치의 조사는 트럼프가 최대 득표율을 얻은 상위 25위까지의 카운티와 클린턴이 최대 득표율을 얻은 상위 25위까지의 카운티를 조사해 결과를 얻었다. 또한 데이터는 인구 2만 명 이상의 카운티를 대상으로 했다.

▲트럼프(빨강)와 클린턴(파랑)이 각각 우세한 상위 25개 카운티에서의 소비자의 선택 성향. 중간에서 왼쪽으로 선이 길수록 선택할 가능성이 낮고, 오른쪽으로 길수록 선택 가능성이 높다. 출처:WSJ
▲트럼프(빨강)와 클린턴(파랑)이 각각 우세한 상위 25개 카운티에서의 소비자의 선택 성향. 중간에서 왼쪽으로 선이 길수록 선택할 가능성이 낮고, 오른쪽으로 길수록 선택 가능성이 높다. 출처: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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