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민간경제硏, '트럼프 리스크'… 韓 경제 “최악의 상황 벌어졌다”

입력 2016-11-09 17:02 수정 2016-11-10 10:2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 “정부·기업 선제적 대응 나서야” FTA 재협상 시 5년간 수출손실 269억 달러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박빙의 혼전을 거듭한 끝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극단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의 당선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부담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의 대미 교역 비중은 12%에 달한다.

이투데이는 LG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와 함께 이번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그에 따른 대응 방안에 대해 살펴봤다.

◇룰을 무시하는 트럼프… 불확실성 커졌다 = 전문가들 대부분은 트럼프의 당선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상당수가 포퓰리즘에 호소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많아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보다는 힐러리 후보의 당선이 한국 경제에 더 우호적일 수 있다고 봤으나, 결국 트럼프가 당선됐다”면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트럼프 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시스템이나 룰을 무시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많은 부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에 따른 불확실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 공약 중 하나가 법인세 인하인데 그렇게 될 경우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미국의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세계 경제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韓 수출 경제 "보호주의 파도 거세진다" =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은 보호무역주의가 대폭 강화될 것이란 점이다.

트럼프 후보는 선거 기간 동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멕시코·중국 수입물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누가 승리하든 무역 환경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한미FTA 재협상이라는 사례를 직접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에 더욱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한미FTA 재협상보다 한미FTA 손실 만회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한미FTA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만약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허정지가 이뤄질 경우 2017년에서 2021년 5년간 총 수출손실 269억 달러, 일자리 24만 개가 손실될 것으로 추정했다. 양허정지로 인한 수출손실 타격이 가장 큰 산업은 자동차로, 손실액이 13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계(47억 달러), ICT(30억 달러), 석유화학(18억 달러), 철강(12억 달러), 가전(11억 달러), 섬유(10억 달러), 법률서비스(8억 달러) 등도 손실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정부 대응이 가장 중요…“당선자 공약·인맥 등 꼼꼼히 살펴야” = 우려할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후보가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우리 기업은 미국 시장 진출기회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주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라면서 “한·중·일 동아시아 3국,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가 경제를 끌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를 불공정한 개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경우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면서 이같은 제지 역시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한국 역시 함께 제약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들은 되도록 정부개입 보다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대응 전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종 연구실장은 트럼프 정부와의 접촉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큰 손실을 막으려면 산업별로 당선자가 그동안 공약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파악해 미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선이 끝난 후 당선자가 어떤 사람과 정책을 구성해 꾸려나가는지 정부와 기업 모두 예의주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하루 한 시간도 못 쉰다…우울한 워킹맘·대디의 현주소 [데이터클립]
  • 밀양 성폭행 사건 재조명…영화 ‘한공주’ 속 가해자들은? [해시태그]
  • [위기의 빈 살만] ① 네옴시티, 신기루인가...끊이지 않는 잡음
  • LTE 요금제, ‘중간’이 없다…같은 요금에 5G 6GBㆍLTE 250MB 데이터 제공
  • ‘20살’ 종부세 개편 초읽기…"양도·취득세까지 대개조 나서야" [불붙은 부동산세제 개편①]
  • 매크로 이슈 속 널뛰기하는 비트코인, 6만9000달러 선에서 등락 거듭 [Bit코인]
  • 엑소 첸백시 측 긴급 기자회견 "SM엔터 부당한 처사 고발"
  •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여동생이 올린 글…판결문 공개 원치 않는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129,000
    • -0.6%
    • 이더리움
    • 5,138,000
    • -1.15%
    • 비트코인 캐시
    • 651,500
    • -1.44%
    • 리플
    • 693
    • -0.57%
    • 솔라나
    • 222,900
    • -0.76%
    • 에이다
    • 616
    • -0.65%
    • 이오스
    • 993
    • -0.4%
    • 트론
    • 162
    • +0%
    • 스텔라루멘
    • 140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78,350
    • -1.63%
    • 체인링크
    • 22,400
    • -1.19%
    • 샌드박스
    • 583
    • -0.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