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IPO 공동화 심각…투자자들, IT 투자 목마르다

입력 2016-10-24 09:14 수정 2016-10-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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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가뭄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996년 닷컴버블 당시 8000개를 훌쩍 넘었던 실리콘밸리 상장사가 최근 4300개로 크게 줄었다며 미국 IT 스타트업 사이에 IPO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각하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보다는 사모 형식으로 투자받는 쪽을 택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한때 실리콘밸리를 호령하던 PC 제조회사 델(Dell)이 상장을 폐지하고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상장이 기대됐던 링크트인마저 자회사로 흡수하면서 그나마 IPO 기대를 걸 수 있는 기업의 숫자도 줄어든 상황이다. IPO 후보 기업 자체도 줄었지만 실제로 증시에 데뷔하는 기업은 더 줄었다. 올 들어 증시에 상장한 실리콘밸리 기업은 단 14곳에 그친다. 닷컴버블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999년에는 371개였고, 1980년 이후 연평균 49개의 IT 기업이 상장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 IPO 가뭄이 심각한 배경에는 최근 공유경제를 이끄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있다. 스타트업을 주도하는 이들 ‘유니콘’이 상장을 꺼리면서 중소 스타트업들도 덩달아 상장 대신 사모 형태의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유니콘은 몸값이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뜻한다.

그간 IT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는 이유는 자금 조달 때문이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시장에서의 높은 평판과 그에 따른 현금 유동성이 필수다. 시장의 평판과 현금 유동성이라는 두 마리 도끼를 잡는 데에는 사모 형태의 투자금 유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고자 IPO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굳이 상장을 하지 않아도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 지난 2004년 상장하기 전 유치한 투자금은 3600만 달러 정도였던 반면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는 몸값의 100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단일 투자자에게 ‘한 방’에 유치했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상장 이후 거세지는 주주들의 경영 간섭을 우려해 상장을 꺼리는 것도 실리콘밸리의 IPO 공동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지도서비스 스타트업인 ‘에스리’를 설립한 잭 데인저몬드는 “이제 성공을 위해서 상장을 택할 필요가 없다”면서 “기업 상장 스토리가 이제 더는 젊은 기업가들을 대변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상장사로 남으려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안정된 자금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모 형태의 투자만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되면 갑작스런 자금 이탈로 회사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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