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추경안 국회 동시 계류 ‘초유사태’… 자존심 싸움에 민생 버린 與

입력 2016-09-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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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정기국회 첫날인 1일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려 했지만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 삼으면서 무산됐다. 사실상 의사일정 ‘보이콧’ 선언으로, 추경안 처리는 이렇게 또 한 걸음 멀어졌다. 경제 활성화를 외치던 여당이 자존심 다툼에 민생을 외면한 꼴이다.

여야가 추경안에 합의해놓고 파행한 건 지난달 22일과 25일에 벌써 세 번째다. 특히 정부가 2일 오전 새해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추경과 본예산 안이 함께 국회에 계류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다만 두 예산이 동시에 계류된다고 해서 처리 절차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통과 여부다.

새누리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자체적으로 채택했다. 새누리당은 결의안에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국회법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하며 당리당략을 택했다”고 정 의장을 비난했다.

앞서 정 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직을 유지하며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에 대해 “고위 공직자가 특권으로 법의 단죄를 회피하려 한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 과정에서 우리 내부에서 소통이 전혀 없었고, 그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고 정부 결정을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와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정 의장을 두 차례 만나 공식 사과와 함께 사회권을 이양하면 본회의 개의에 협조하겠다고 제안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 수십 명도 밤늦게 의장실을 찾아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국민 뜻을 대변한 것일 뿐”이라며 숙이지 않았다. 또 대변인을 통해 추경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고, 개회사는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은 대변인 브리핑에서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향해 “국회 본회의장에 돌아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함께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여러 행정절차 등을 고려해 추석 전 차질없는 추경 예산 집행을 위한 국회 처리 시한을 1일로 봤다. 계속된 추경안 처리 지연은 민생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 등 20여 개의 안건 처리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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