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수사 검찰, "결함 없는 제품 제조 했어야"… 신현우 전 옥시 대표 공판

입력 2016-07-04 14:13 수정 2016-07-0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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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전 옥시 대표 )
(신현우 전 옥시 대표 )

"적어도 제조업자라면 결함이 없는 안전한 제품을 제조·판매할 의무를 지켰어야 했다."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은 향후 옥시 측 과실로 인해 사상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는 4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 3명과 살균제 제조업체 세퓨 대표 오모(40) 씨, 옥시 등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적어도 제조업자라면 결함이 없는 안전한 제품을 제조·판매할 의무를 지켰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등에 따르면 제조업자에게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할 의무 △판매물품에 대한 지시·경고 의무 △제품 관찰 및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제조물 결함사고에서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과실 인정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은 대규모 사상자를 냈다는 점에서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등의 대형 안전사고와도 비교된다. 검찰은 "가습기살균제는 제조부터 판매까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출시하지 말아야 하는 제품"이라며 "제조물 결함사고는 제조업자의 지배가능성이 크므로 과실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인과관계 입증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앞서 수년 간 진행된 민사, 행정소송에서 인과관계 공방이 벌어진 만큼 수사단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법리보다는 의학, 과학적으로 살피려고 주력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은 수사단계에서 이무송 서울아산병원 교수 등 19명을 불러 전문가 토론을 거쳤고, 이날 피해자들의 폐손상 과정을 설명하는데도 1시간 넘게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지난 두 차례 준비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방대한 재판기록으로 인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신 대표 측 변호인은 "16년 전 사건이라 (주의의무 위반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받을 때도 정리가 안 된 부분"이라며 충분한 내용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검찰 PPT에 따르면 2006년 이후 피해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 이유에 대해 과학적인 증명이 된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크게 다툼이 있는 부분은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부분에 대한 증거를 인정할 지에 관해 다음 기일까지 알려달라고 변호인 측에 요구했다. 한편 신 전 대표 측은 최근 김상준(55·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김 변호사는 지난 2월 퇴임한 전관 변호사다.

4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대표에게는 제품 용기 겉면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허위 표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옥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상자는 177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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