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

입력 2016-06-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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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융합하는 ‘O2O(Online 2 Offline) 융합’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 제품의 경제에서 데이터와 서비스가 순환하는 융합 경제로 대변혁을 하고 있다. 물질로 이루어진 소유의 세상과 정보로 이루어진 공유의 세상이 융합하는 확장된 공유경제가 4차 산업혁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경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공유경제는 과거부터 존재해왔다. 우리의 ‘두레’와 서구의 ‘길드’ 등에서 현대의 공산주의와 지금의 협동조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공유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물질의 세계에서는 복제의 한계로 소유가 지배적인 원칙이 되기에 공유경제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공유지는 비극이었다.

반면, 정보의 세계에서는 한계비용의 제로화로 공유가 지배적인 원칙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위키피디아, 지식in, 오픈소스 등 수많은 정보 공유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2001년 로렌스 레식 교수는 오픈소스 운동을 주창하면서 지식의 공유는 혁신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선언했다. 공유지가 비옥해진 것이다. 개방 플랫폼의 등장으로 공유 비용이 제로화되면서 제레미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주창하게 되었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오프라인 경제 규모의 5% 미만인 온라인 세상에 국한되고 있었다.

그런데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O2O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공유경제는 현실 세상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옥스퍼드대학은 미래 직업의 63%가 인공지능으로 변화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이제 공유경제는 5% 경제 규모의 온라인 영역에서 60%가 넘는 거대 O2O 융합 경제영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2016년 3월 기준 미국 시가 총액 상위 10위 기업 중 6개가 공유경제와 관련을 맺고 있다. 신생 거대 벤처의 60%가 공유경제 기업이다.

국내에도 카카오, 쿠팡, 티몬, 배달의 민족, 쏘카, 코자자 등 공유경제 기업들이 대거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과 데이터와 서비스가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보다 뒤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이 선언한 ‘데이터의 시대’의 본질적 의미인 공유의 가치를 아직 우리 사회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과 반도체로 대표되는 과거 산업경제의 성공 전략이 이제는 우리의 장애 요인이 된 것이다.

공유경제란 무엇인가? 레이첼 보츠만은 “공유경제는 공유된 정의가 없다”고 하고 줄리엣 쇼어는 “공유경제는 정의 불가능”이라 정의하고 있다. 오픈소스와 CC(Creative Commons), 온 디맨드(On Demand), 협력적 소비, 프로슈머(Prosumer), O2O 경제, 개방혁신, 플랫폼 경제, 비영리 소셜 경제 등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한 정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있으므로 공유경제는 경제 요소를 공유하는 경제라고 포괄적인 정의를 하고자 한다. 크게 정보, 물질, 인간 생산, 소비, 시장이라는 경제 활동으로 분류하면 총 9개의 공유경제 영역이 정의될 것이고 기존의 수많은 공유경제 정의들은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공유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나, 사유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의 95%는 오픈소스로 공유되므로 단독 개발에 비해 20배의 성과를 올리게 된다. 공유는 자원 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개선한다. 공유를 촉발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여러 국가에서 전 세계 최대 공유경제 기업인 ‘우버(Uber)’를 불법화하고 있다. 과다한 부의 집중 등 공유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팽배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활성화하되 부작용에 대처하는 규제 정책도 필요한 이유다.

다보스포럼은 2025년 공유경제 시대의 도래를 예측하고 있다. 공유경제에 대비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이 시대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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