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금요일의 자유복

입력 2016-05-24 10: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황승연 케이론파트너스 사원

우리가 입는 옷의 기능은 무엇일까.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또는 외부 요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우리는 매일 아침 옷장에서 옷을 골라 입는다.

사회 속에서 옷은, 무엇을 어떻게 입고 있는지에 따라 개인을 나타내는 ‘틀’의 역할도 한다. 명함을 주고받지 않아도 상대의 옷차림을 보고 나보다 뇌가 먼저 머릿속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능적인 분류를 하게 된다. 나 자신 또한 어제와 오늘이 같은 사람이지만 어떤 옷을 입는지에 따라 행동거지가 달라지는 점을 보인다.

대학 시절 동아리를 통해 경복궁 내에서 한복을 입고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활동을 하였다. 한여름이었음에도 전통 한복은 관광객들 앞에서 부채질조차 조심스럽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는 금요일 자유복을 입고 출근한다. 퇴근 후 주말로 이어지는 여가시간을 십분 즐기라는 대표님의 배려이리라. 주말이 다가와 신나는 마음뿐 아닌, 옷의 영향으로도 매주 금요일 나의 걸음걸이는 평소와 사뭇 다르다. 치마와 구두를 신은 신입사원의 조신한 걸음걸이가 아닌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걷는 모습은 마치 첫 엠티(MT)를 떠나는 대학교 신입생의 걸음걸이다.

사무실에 도착한 후의 변화도 흥미롭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무릎을 딱 붙인 자세에서 벗어나 굽은 허리와 다리를 편히 꼰 자세로 일한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으나, 주말을 앞둔 편한 마음과 옷차림은 업무 효율을 올려주는 기분이 든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가벼운 옷차림을 입을 수 있는 금요일이 더 반가워질 것이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어느 날, 어느 옷차림이든 무슨 상관이랴.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아이스크림은?…매출액 1위 공개 [그래픽 스토리]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금사과도, 무더위도, 항공기 비상착륙도…모두 '이상기후' 영향이라고? [이슈크래커]
  • "딱 기다려" 블리자드, 연내 '디아4·WoW 확장팩' 출시 앞두고 폭풍 업데이트 행보 [게임톡톡]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92,000
    • +0.02%
    • 이더리움
    • 5,292,000
    • +2.98%
    • 비트코인 캐시
    • 697,000
    • +0.29%
    • 리플
    • 727
    • -1.36%
    • 솔라나
    • 242,500
    • -2.26%
    • 에이다
    • 661
    • -1.34%
    • 이오스
    • 1,167
    • -0.68%
    • 트론
    • 163
    • -2.98%
    • 스텔라루멘
    • 152
    • -1.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800
    • -2.68%
    • 체인링크
    • 22,910
    • -0.78%
    • 샌드박스
    • 628
    • -1.5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