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 이후 한국에 입국했다. 대부분 출신성분이 좋은 중산층인 만큼, 이들의 집단 탈출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귀순했다"며 "이들은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4월 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한두 명이 개별적으로 탈북한 사례는 있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해외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십수명이 집단 탈출한 것은 예삿일이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집안배경과 근무형태 등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단 의미다.
북한이 해외에서 직영하거나 현지 업체와 합작으로 운영하는 식당 등 접객업소의 종업원들은 북한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배경좋은 집안' 출신이다. 이들은 대부분 평양 출신으로 부모가 당·정 및 군대, 국영기업의 간부 출신이기 때문에 해외로 파견되더라도 탈출할 위험이 없다고 여겨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북한식당들이 경영난을 겪는 것이 직접적인 탈출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저한 통제생활과 박봉 역시 이들의 탈출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평소 외출할 때 인솔자를 동반해야 하며 잠을 잘 때도 3명씩 같은 방에 자는 등 서로 감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종업원들은 모두 20대 초·중반으로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해외로 파견돼 3년간 일하며 월 100달러(약 11만5000원) 미만의 박봉을 감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해외식당은 2012년까지 100곳 정도였으나 김정은 체재 이후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을 장려하면서 30% 정도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