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총선 D-7, 특징과 관전 포인트

입력 2016-04-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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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선거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표정관리’ ‘부자 몸조심’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보면 ‘부자’나 표정을 관리할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든 정당이 위태위태한 상태라는 말이다. 이렇듯 위태로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유례없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여야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여당의 아성인 대구와 부산 그리고 경남 일부가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호남이 자신의 지지 기반을 바꾸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특히 주목해야 하는데, 바로 지역맹주는 사라졌어도 지역주의에 입각한 자신의 정치적 의사표현 수단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는 정당이 지역주의를 이용했다면, 이제는 지역주의가 정당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이 현상을 두고 호남 자민련의 탄생이라고 지칭한다. 지역 정당의 출현이라고 이 현상을 폄훼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폄훼’라는 말을 쓴 이유는 국민의당의 호남지역 선전은 단순한 지역 정당 출현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야권의 적통성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현상이라는 것인데,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정치 현실상 지역주의가 정당의 존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총선 결과, 만일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압승을 해버리면, 더민주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몇 석을 얻느냐 하는 부분보다, 호남에서 어느 정도 선전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한다면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이 돼버리고 그렇게 되면 그 존폐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현대정치사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은 그 크기와 상관없이 나름 오랜 생명력을 보이지만, 그렇기 못한 정당의 경우 생명력이 예외없이 짧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열린우리당이다. 즉, 지역 기반이 취약했던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기반이 흔들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지역 기반이 와해된다면 의석 수와 관계없이 더민주는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더구나 호남 지역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야당에 적통성을 부여하는 지역이라 더욱 그렇다.

두 번째 특징으로 이번 선거는 바람이 없는 선거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바람이 일어나지 않으면 불리한 것은 야당이다. 야당은 바람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판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당이 유리한 것도 아니다. 현재 여당의 지지율을 보면 18대, 19대 국회와 비교할 때 유례없이 바닥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로 ‘부자’가 안 보이는 것이다. 이렇듯 바람은 안 불지만 그렇다고 여당이 유리한 입장도 아닌 희한한 선거가 이번 총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판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돌발변수밖에 없다. 여기서 돌발변수란 예를 들어 말실수나 혹은 북한의 도발 같은 것을 의미한다. 이런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판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정당이 위기를 잘 수습하는가가 중요하다. 즉, 위기관리 능력이 가장 중요한 승패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투표율도 중요하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반드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요즘 선거의 법칙이다. 이런 상황은 고령사회로 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데, 그래서 투표율보다도 세대별 투표율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일주일 후면 모든 궁금증은 풀릴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선을 향한 진짜 폭풍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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