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임금인상 ‘소극적’…아베노믹스 흔들려

입력 2016-03-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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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등 노조 요구의 절반 수준으로 임금 인상

▲도요타 기본급(월 기준) 인상분 추이. 단위 엔. 2016년 1500엔.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도요타 기본급(월 기준) 인상분 추이. 단위 엔. 2016년 1500엔.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펼쳐온 공격적인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아베 총리의 압력에도 임금인상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금상승을 통해 저물가·저성장을 타개하려던 아베 정권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는 16일(현지시간) 열린 2016년 임금 교섭에서 월 기본급을 1500엔(약 1만5800원) 인상하기로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이 회사 노조가 요구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며 역대 최고 수준이던 작년 인상분 4000엔에도 한참 못 미친다. 다만 호봉제로 추가로 7300엔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도요타는 노조가입 직원들의 월 임금은 호봉 인상액을 포함해 오는 4월부터 2.5% 정도 인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도요타가 일본 산업계에 가지는 파급력이다. 도요타는 시가총액 기준 일본 최대 기업이자 일본 기업 중 가장 먼저 임금 교섭에 나서는 탓에 일본 산업계 전반의 임금 교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도요타의 ‘쥐꼬리 인상’이 올해 일본 기업 임금 교섭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동종업계인 닛산도 인상률이 2.4%라고 밝혔다. 파나소닉도 노조 요구의 절반 수준인 월 기본급 1500엔 인상을 제시했다.

아베 총리는 기업의 이윤확대를 독려하는 정책을 펴는 동시에 기업인들에게 확대된 이윤을 바탕으로 임금인상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해 4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 1위에 올랐으며 이달 마감하는 2015 회계연도에 순이익이 역대 최대 수준인 2조270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내심 기본급 대폭 인상을 기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는 임금 인상에 대한 일본 기업의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글로벌 시장 변동성과 해외수요 둔화 우려 속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도 이런 우려를 의식해 경영진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과 노동자 모두 그들의 기대와 목표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후퇴시키고 있어 아베 정부의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한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에서 노조 가입 노동자는 전체 노동인구의 17%에 불과해 춘계 임금 협상이 일본 전체 기업 분위기를 반드시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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