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용등급 상향…은행 채권발행 훈풍 부나

입력 2015-1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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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 하락… 非달러화 자금확보 속도낼듯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한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인 Aa2로 상향조정했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됨에 따라 국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외신용도에도 미세한 등급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낮아진 해외 자금 조달 금리를 활용, 해외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장단기적으로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은행은 채권 발행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은행들의 국내 채권 발행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책은행 중심 글로벌본드 발행…국가신용 ‘프리미엄’=그간 국제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글로벌본드 발행은 정책금융기관인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발행방식과 금리 등의 측면에서 AA등급의 선진국형 발행사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왔다.

특히 최근 국책은행은 자금을 다변화하기 위해 비(非)달러화 틈새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은 올해 들어 호주 채권시장의 ‘캥거루본드’나 홍콩의 ‘딤섬본드’, 대만의 ‘포모사본드’ 등을 발행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4월 무디스가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인 영향으로 글로벌본드 발행 규모를 기존 5억달러에서 7억달러로 늘리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 3억5000만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발행했으며, 4월에는 미국채금리에 0.75%포인트의 가산금리 수준의 7억달러 규모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올해에만 총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으며, 지난달에는 3억호주달러 규모의 3년 만기 캥거루본드 발행과 함께 2억 싱가포르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등 호주와 싱가포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이밖에도 산업은행은 올해 들어 싱가포르달러 표시 채권 2회, 포모사본드 2회, 딤섬본드 1회 등 5차례에 걸쳐 비 달러화 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만 총 5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정부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대의 규모다.

지난 1월에는 5년 만기 10억달러와 10년 만기 12억5000만달러 등 총 22억5000만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지난 6월에는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으며, 지난달에는 5년 6개월 만기 7억5000만달러와 10년 만기 10억달러로 구성된 총 17억5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역외 위안화 채권 발행도 대규모로 진행했다. 지난 2월에는 딤섬본드 3억위안과 포모사본드 7억위안으로 구성된 총 10억위안 상당 규모의 역외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다. 6월에는 12억5000만위안 규모의 3년 만기 딤섬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해외채 발행 훈풍 부나 =국내 시중은행들은 국가신용도의 ‘프리미엄’과 직결된 국책은행에 비해 해외채 발행에 소극적인 편이다.

발행방식과 금리 등 발행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주로 은행채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3개월) 금리는 0.2%포인트 급등했고 양도성예금증서(CD·91일) 금리는 0.09%포인트 올랐다. 이는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점이 은행채 금리로 직결될 여지는 크지 않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 그리고 국가신용도 조정으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국내 경제요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미뤄 향후 은행채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해외채 발행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자금을 조달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종자본증권과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등 하이브리드채권과 커버드본드 발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시중은행 중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은행은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7월 5년 만기 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고, 신한은행은 지난 4월 5년 만기 무보증 선순위채권의 6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발행했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지난 7월 12억위안의 3년 만기 딤섬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 첫 사례다. 국민은행은 내년에도 유로화, 스위스프랑, 원화 등 다양한 통화로 발행해 한두 차례 커버드본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지난 6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서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코코본드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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