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30일 自羊徂牛(자양조우)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나아간다

입력 2015-11-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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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제환공은 궁궐 뜰에 정료(庭燎)를 늘 밝혀 놓도록 했다. 원래는 나라에 대사가 있을 때만 밤새 횃불을 켜두는데, 선비들이 밤중에라도 찾아오라고 상징적으로 불을 밝혔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찾아오는 이가 없었다.

어느 날 구구법을 잘한다는 사람이 왔다. 김이 샌 제환공이 “구구법이 정치에 무슨 소용이 있나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구구법을 자랑하러 온 게 아니라며 선비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 제환공만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나 같은 사람도 예로 우대하면 더 훌륭한 선비들이 가만있겠습니까?” 하고 반문했다. 천금매골의 고사와 비슷한 상황이다. 제환공이 예를 갖추어 그를 우대하자 한 달이 못 돼 사방의 선비들이 손을 잡고 몰려왔다고 한다.

시경 주송(周頌)편 사의(絲衣)에는 “당에서 계단으로 올라서고 양에서 소로 나아져가네”[自堂徂基 自羊徂牛]라는 구절이 있다. 안으로부터 밖으로 퍼져 나가게 하고 작은 것에서 시작해 큰 것까지 미치게 한다는 뜻이다. 선비를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진 선비를 얻으려고 불을 밝히는 일에 대해서는 ‘순자’ 치사(致士)편의 다음 글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밤에 매미가 많은 나무에 불을 비추고 나무를 흔들어 떨어지는 매미를 잡는 사람은 불빛을 밝게 하고 나무를 흔드는 데 힘을 쓰면 된다. 불이 밝지 않으면 나무를 흔들어도 소득이 없을 것이다. 지금 임금이 덕을 밝히면 곧 천하가 그를 따르는 것이 매미가 밝은 불을 좇는 것처럼 될 것이다.”[夫耀蟬者 務在明其火 振其樹而已 火不明 雖振其樹 無益也 今人主有能明其德者 則天下歸之 若蟬之歸明火也]

옛날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캄캄한 밤에 매미가 많은 나무를 불로 비추고 나무를 흔들어 매미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이를 요선(耀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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