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닛케이 인터뷰 전문 “신규사업 실패는 인정, 그러나 모든 직책서 물러날 정도는 아니야”

입력 2015-11-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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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롯데홀딩스의 부회장직에서 쫓겨난 창업자 장남 신동주씨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차남 신동빈 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롯데그룹 4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음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롯데홀딩스 최고경영진을 제소했는데?

-지난 7월3일 시점에 총괄회장으로부터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그만두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가 해임을 받아들이고도 좀처럼 그만두지 않아서 제소하게 됐다.

◆신격호 회장이 쓰쿠다 사장에게 사임을 강요하는 모습을 봤는지?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그 자리를 떴는데 나중에 친척 중 한 사람으로부터 전해들었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회장의 신뢰를 배신했다. 내 얘기(신규 사업 실패)를 허위로 신격호 회장에게 말해서 나를 물러나게 했다. 그리고 이어서 신격호 회장을 내쫓았다. 그런 사람이 롯데를 성장시켜갈 지 의문이다.

◆쓰쿠다 사장이 롯데그룹의 ‘경영과 소유의 분리’ 방침을 내세우는데?

-식품 업계 및 제과 업계는 가업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의 경우도 모든 상품은 총괄회장이 시식하고 디자인을 보고, 광고도 확인했다. 그렇게 성장해온 거다. 반드시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쓰쿠다 사장은 해외 사업을 한일 롯데가 연계해 진행한다고 언급했다

-원래 과자는 일본 롯데가 전개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진 약속이었다. 예외적으로 (한국 롯데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원칙적으로는 일본이 중심이 되어 해외 진출을 하게 돼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롯데가 해외 진출의 중심이라고 보고 있는데?

-원래 일본 쪽이 한국 롯데에 제조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측에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거의 없다.

◆한국 롯데는 호텔이나 쇼핑, 부동산 개발로 중국과 동남아에 진출하고 있다.

-그건 (일본 롯데가) 갖고 있지 않으니까.

◆현재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동생 신동빈씨가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형태가 됐다. 동빈씨에게 아버지가 분노를 품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

-7월 3일 시점에 아버지는 쓰쿠다 사장에게 화가 났었는데, 그후 동생이 자신이 (한일 롯데를) 모두 맡겠다고 말을 꺼냈다. 아버지는 그런 (지시를 한) 기억이 없다고 분노했다. 그리고 동생에게도 그만두라고…

◆직접 말한 건가?

-호텔롯데 집무실에서 말했다. 그러나 (신동빈은) 그만두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7월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해임하기 위해 일본 본사로 갔다. 내가 강제로 (아버지를) 모시고 온 것이 아니다. 그때 아버지는 쓰쿠다 사장과 20분 정도 얘기했다. 몇번이나 아직도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 같은데, 쓰쿠다 사장은 총괄회장이 말씀하신 걸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 게 전부다. 그래서 아버지가 말로 해서 안되겠다고 생각해 지팡이를 짚고 사장실에 갔는데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롯데홀딩스 간부는 방에 없었다고 말했는데?

-열쇠구멍으로 엿보지는 못했지만 신동빈을 포함해 이사들이 농성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동빈 부회장과 쓰쿠다 사장의 사임이라는) 인사의 내부 절차를 취하고 나서 식당에 사원들을 모아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28일 이사회가 열려 신격호 회장의 대표권이 박탈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라는 정반대 인사가 결정됐다.

-아버지에게 이사회 소집을 전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몰랐다.

◆당시 롯데 본사는 평일이었는데 본사 셔터를 닫은 다음 경비원도 늘렸다. 신동빈씨는 그 후 본사 건물로 갔나?

-아니, 출입금지여서

◆누가 말을 했나

-쓰쿠다 사장이라고 들었다. 직접 만나서 선고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8월 17일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이었는데?

-8월 초순에 개최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 주주 총회는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의제는 사외 이사 선임과 현 임원을 추인하고 지배 체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거버넌스 강화라니, 주주 총회의 의제가 될 만한 게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별로 반대하지 않고 15분 만에 끝나 버린 건가.

-현 체제의 추인에 반대했지만.

◆그러면 다음 주주 총회가 초점이 된다.

-정기 주주 총회는 내년 6월인데, 물론 임시 주주 총회라는 것도 (대항) 수단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다수파가 될 가능성은 있나

-광윤사가 28%, 그리고 개인적으로 1.6%의 주식을 갖고 있다. 그러면 약 30%다. 거기에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 지분 27%를 합치면 과반수가 된다.

◆신동주씨가 광윤사 주식의 50%를 갖고 있었는데 신격호씨로부터 추가로 1주를 취득해 과반수를 얻었다

-매매를 마쳤다. 10월 이사회에서 주식 이동이 승인돼 아버지가 나에 대해 신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자도 신격호씨에서 신동주씨로 바뀌고, 반대로 신동빈씨는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됐다.

-만약 어떤 의견이 있을 경우, 주주 총회나 이사회에 나와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 (일정을) 전달했는데 위임장도 내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광윤사는 대표자 인감이 사라졌다고 들었다. 대표자 및 임원 변경 등의 절차는 정식으로 실시됐나

-7월 하순 일본에 왔을 때 대표자 및 회사 인감 도장이 들어있는 캐비넷 열쇠가 사라졌다. 그래서 (키) 반환 청구를 했는데 돌아오지 않아 인감을 다시 만들었다. 그러나 은행에 신고된 인감은 아직 돌아오지 않아 결제 등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그래도 최대 주주인 광윤사를 신동주가 장악하게 되고, 나중에 종업원 지주회가 동참하면 주주 총회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직원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내 메일도 차단됐다. 개인 메일도 감시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나에게 협력하는 직원은 (인사) 이동시키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직원들은 나와 접촉하기 어렵다. 그래서 웹 사이트를 통해 (롯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 나갈 것이다.

◆앞으로 사이트에서는 소송 내용이나 해임극의 진상도 게재해 나갈 건가.

-지금까지 전달한 보도 자료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문 기사라든지

◆롯데 직원들은 사건에 관심이 있어서 보도되는 기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아니, 보지 못할 것이다. 사보 등에 게재되지 않아서. 업계나 관련 회사 뉴스는 싣고 있지만. 이 건은 전혀 게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내부에서는 보도된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모른다. 여하튼 출입이 금지돼 있어서

◆웹 사이트는 누가 내용을 결정하나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다. 대표는 나이지만 이번 일로 해임당한 사람 등 몇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정상화하더라도 원래 상태가, 지배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롯데는 일본 기업인가, 한국 기업인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것에 관해서는, 글로벌 회사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한국에서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투자를 하고 사업을 펼쳐왔다.

◆본연의 모습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인가.

-지금의 롯데홀딩스는 기술을 아는 이사가 없다. 공장에 문제가 생기는 등 약간 실수가 회사 존망의 위기가 되는 시대다. 그런데도 업체에 공장 경험이 있는 이사가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적절한 경영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자 신격호씨는 93세로 건강 상태와 판단 능력을 우려하는 소리도 있는데

-물론 건강하고 판단력도 있다. 그는 기업의 척추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충분한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신격호씨가 주간지에 수기로 장문의 글을 기고했다. 그 사진에는 워드 프로세서로 친 문장이 찍혀 있었다. 누군가가 신격호씨 대신 원고를 쓴 것은 아닌지.

-그 문장은 회장의 지시를 받아 기본적인 이야기를 듣고 주위 일본인이 작성했다. 마지막으로 체크하고 인쇄한 건 나다.

◆마지막으로 확인하자면, 신동주씨가 해임되고, 이번 소동의 계기가 된 신규 사업의 실패에서의 중요한 컴플라이언스 위반에 대해서는 한 점의 거리낌도 없이 틀리다고 말할 수 있나.

-한 점의 거리낌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든 직책을 그만둘 정도는 아니다. 나는 신규 사업을 응원하는 입장이었는데, 예산이 늘어나 절차 등에서 꼬투리를 잡혔다. 나를 해임할 이유를 혈안이 되어 찾고, 그것 외에 아무것도 못찾아서 이걸 끄집어낸 것이다. 마침 내가 그 책임자였기 때문. 그리고 허위에 가까운 보고를 해 아버지를 화나게 했다. 그걸 실행한 쓰쿠다 사장의 책임은 아주 무겁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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