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 개혁 한다더니…구제금융 제공에 ‘모럴해저드’ 우려 고조

입력 2015-09-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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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위기 몰린 중장비 업체 얼중그룹에 자금 지원…시장에 더 큰 역할 맡긴다는 원칙 위배

▲중국 얼중그룹의 금속가공머신. 얼중그룹 웹사이트
▲중국 얼중그룹의 금속가공머신. 얼중그룹 웹사이트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을 개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오히려 위기에 빠진 기업에 자금지원을 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어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벼랑 끝에 몰린 국영 중장비 업체 차이나내셔널얼중그룹이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얼중그룹은 중국 중앙정부 산하 112개 대형 국영기업 중 하나로 2012년 기준 종업원 수가 1만3000명에 이르고 자산 규모는 250억 위안(약 4조6150억원)에 달한다.

경기둔화와 과잉공급 등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회사는 지난해 84억 위안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최근 2012년에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에 대해 다음 주 만기가 돌아오는 이자 5650만 위안을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디폴트 경고장을 냈다. 2008년 발행한 3억1000만 위안 규모 회사채도 다음달 만기여서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회사는 이날 성명에서 모회사인 중국국가기계공업그룹(Sinomach)가 대신 부채를 상환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 더 큰 역할을 맡긴다는 개혁 원칙에 위배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영기업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 수를 줄이고 증시 상장으로 민간에서의 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한편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얼중그룹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정부가 그만큼 대형 국영기업 디폴트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증거라고 FT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이 방만한 경영 등 국영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기업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는 대신 더 많은 부채를 쌓고 불필요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발전설비업체 바오딩톈웨이그룹이 8600만 위안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국영기업 최초로 디폴트를 내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혁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얼중그룹에 대해서 당국의 대처가 정반대로 나타나자 이런 평가가 뒤집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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