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 메이저들에 이례적 공개 경고…“기름값 갚으려면 설비투자 줄여라”

입력 2015-09-16 09:24 수정 2015-09-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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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가 글로벌 석유업체들에 경고장을 날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라크의 재정 상태가 불안정한 것은 물론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기름값을 제때에 갚으려면 설비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게 요지다.

이라크 석유부는 엑손모빌, 로열더치셸(이하 셸), BP, 에니 등 서방 석유 업체들에 이 같은 메시지를 담은 서한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냈다고 이 매체는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이라크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에 석유부 차원에서 지출 감소를 위한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핵심 회원국인 이라크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FT는 풀이했다. 올해 여름 배럴당 115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현재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며 50달러를 밑돌고 있는 만큼 만족스러운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라크 석유부는 글로벌 업체들 역시 기름 값 상환 등 위기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비용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도높게 요구한 셈이다. 특히 석유 업체들이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기름 값을 갚을 여력이 없어 이라크 국가재정이 또다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기업들에게 원유 생산량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되 철강가격 하락과 설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내년 계획을 제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이라크의 압박에 못 이겨 올해 지출을 이미 삭감했다. BP는 이라크 남부에 위치한 루마일라에 들어가는 비용을 35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줄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원유 감산 없이 지출만 줄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에너지 컨설턴트업체에서 근무 중인 우드 맥켄지는 “서방 석유 업체들의 보상단가 범위는 배럴당 1.15~6달러 수준”이라며 “기업들 입장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석유업체의 한 임원은 “이라크는 원유 생산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싶어하면서, 동시에 정부 지출은 줄이고 싶어한다”며 “효율성 측면에서 기업들도 지출을 삭감할 수 있지만, 이라크가 원유 생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기업들의 지속적인 비용 삭감은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이라크는 일일 생산량을 올해 440만 배럴로 유지하고, 2020년까지는 약 60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 국제원유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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