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6일 斗酒不辭(두주불사) 말술도 마다하지 않는 호주가

입력 2015-07-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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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말술도 마다하지 않고 많이 마시는 것을 두주불사(斗酒不辭)라고 한다. 진정한 술꾼은 시간과 장소,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역시 많이 마시는 게 첫째 조건일 것이다.

두주불사는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項羽本紀)에서 유래된 말이다. 진(秦)나라 말기, 초왕(楚王) 항우와 패공(沛公) 유방(劉邦)은 수도 함양(咸陽)을 향해 각기 진격했다. 함양을 선점한 사람이 관중의 왕이 되기로 했는데, 먼저 입성한 것은 유방이었다. 그러나 그는 군사력이 항우에 미치지 못하자 재물과 궁궐을 그대로 둔 채 패상(覇上)으로 물러나 진을 쳤다. 유방에 뒤져 노한 항우는 유방군이 지키는 함곡관(函谷關)을 깨뜨리고 들어와 신풍(新豊)의 홍문(鴻門) 산자락에 포진했다. 이때 군사(軍師) 범증(范增)이 속히 유방을 제거하라고 권했다. 유방을 죽일 목적으로 연 모임이 유명한 홍문의 연(宴)이다. 연회가 한창일 때 범증의 지시를 받은 항장(項莊)이 흥을 돋운다며 검무를 추며 찌르려 하자 유방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항우의 숙부 항백(項伯)이 끼어들어 방어했다. 유방의 책사(策士) 장량(張良)은 급히 번쾌(樊噲)를 찾아 패공이 위험하다고 알려주었다.

번쾌는 안으로 뛰어 들어가 찢어진 눈으로 항우를 노려보았다. 항우는 그 기상을 가상히 여겨 말했다. “장사로구나. 술 한 잔을 주어라.” 큰 잔에 술을 부어 주자 번쾌는 단숨에 들이키고는 익히지 않은 돼지 다리를 썰더니 그대로 씹었다. 항우가 “장사로다. 더 마실 수 있겠는가?” 하자 번쾌는 “어찌 술 한 잔을 사양하오리까?” 하고 더 마셨다.

두주불사는 본래 장수들의 기개를 표현하던 말이었으나 술이 센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항우는 결국 유방을 살려주었다. 이때 범증이 한 말이 저 유명한 “애송이하고는 무슨 일을 하지 못하겠구나!”[豎子不足與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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