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와의 분배 바로잡아라”…홈플러스에 조언한 장하성 교수

입력 2015-03-04 11:12 수정 2015-03-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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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홈플러스)
납품업체에 파견 사원을 강요하고 수십억원 어치의 제품을 임의로 반품하거나 명절 상품권 강매 등 헤아릴 수 없는 갑질을 해온 홈플러스 직원들을 모아놓고 진보성향의 교수가 따끔하게 일침을 날렸다. 그것도 대형마트에서 가장 바쁘다는 수요일, ‘장사’ 준비를 접고 사장 부터 사원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아놓고 기업의 역할에 대해 조언한 것이다.

4일 아침 서울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 20층 대회의실에는 도성환 사장을 비롯한 본사 임직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경제민주화 운동가로서 재벌 개혁을 선도해온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파렴치한 갑질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최근 자사 직원의 경품 횡령 등으로 검찰에 대표가 기소되는 등 윤리경영이 땅에 떨어진 홈플러스에겐 뼈아픈 내용이었지만, 직원들은 진지한 자세로 장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 서울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 20층 대회의실에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장하성 교수는 자본주의의 본질, 기업 가치의 의미, 행복한 성장의 방향 등에 대해 조언했다.(사진제공=홈플러스)
장 교수는 직원들에게 기업의 가치와 관련한 이야기로 입을 뗐다. 그는 “이익을 분배하는 95%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기업이 통상 5% 이상의 순이익을 내기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이 5%에 집중하지만 나머지 95% 역시 이익을 나누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예를 들어 우리는 5%의 순이익이 국내에 돌아가느냐 해외로 가느냐를 기준으로 기업 국적을 판단하는데 실은 95%의 이익이 어디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 하는 과정을 봐야 기업의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어 “홈플러스 역시 국내 계열사도 없이 홀로 경영하며 95%의 이익을 국내에 분배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얼마나 정의롭게 가져가야 할 것이냐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기업의 행복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등한 기회, 공정한 경쟁, 정의로운 분배가 필요한데, 정의로운 분배는 자유와 평등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없으면 자기소멸하고 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기본적으로 1차 분배의 시작점인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소득과 고용의 불균형(직원, 소비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균형(협력회사) 등의 1차 책임자라는 인식이 (기업에게)필요하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소비자에 대해서만 많은 집중을 하는데 이것이 협력회사의 출혈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행복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협력회사와의 분배를 바로 잡는 게 키포인트”라면서 그동안 홈플러스의 갑질을 에둘러 비판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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