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약물 복용 전, 치과검진은 필수

입력 2015-02-0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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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치과병원, ‘비스포스포네이트’ 성분 턱뼈 괴사율 높아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명훈 교수가 턱뼈괴사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얼마 전 어금니가 흔들려서 치과에서 발치를 한 김씨(여·62)는 발치한 부위가 아물지 않고 계속 고름이 나오는 증상에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턱뼈가 괴사되었고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듣고는 아연 실색했다.

김씨의 병명은 골다공증 약물인 비스포스포네이트 부작용으로 인한 턱뼈괴사. 수년전 관절염으로 무릎수술을 받고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골다공증 약물을 수년간 복용한 김씨는 약물 복용시작 당시에도 잇몸이 나빠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기억한다.

2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 따르면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악성 암이나 골다공증에서 뼈를 녹이는 세포를 억제하여 뼈흡수를 예방하고 강화하는 데 널리 쓰이고 있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하지만 치아가 있는 턱뼈의 생명력을 약화시켜 턱뼈가 괴사되는 무서운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문제는 약물의 반감기가 길고 대사가 되질 않아 약을 끊어도 축적된 약효가 몇 년을 가는데다 아직 이에 대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원인으로 골괴사가 되면 이를 뽑아도 뽑은 자리가 아물지 않고 병균감염이 되어 수개월에서 수년간 고름이 나오는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약을 먹고 썩어있는 뼈를 제거하고 다듬어도 턱뼈전체가 괴사 상태라면 도려낸 자리가 다시 아물지 않아 결국 턱뼈를 모두 제거하는 경우까지 가기도 한다.

특히 일단 약물이 체내에 축적되기 시작하면 턱뼈 괴사 위험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를 뺄 수도 없고 임플란트도 심을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가 된다.

서울대 치과병원의 구강악안면외과 명훈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효과를 없애는 일종의 길항제가 전혀 없다. 제일 좋은 것은 골다공증 약물을 투여받기 전에 치과검진과 필요한 사전 치료를 통해 구강상태를 최상으로 해놓는 예방이다”라고 말했다.

골다공증 약물 부작용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국에서는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투여전 치과내원을 권장하는 가이드라인과 환자용 안내서가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골다공증에 대한 약물로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유럽, 미국 등의 국가보다 높은 비율로 사용하고 부작용으로 인한 턱뼈괴사 환자의 유병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다공증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와 치과의사간 사전 소통은 부재한 상태이다.

김씨의 경우도 약을 투여받기 전 이미 빼야 할 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치과치료 후 투약하자는 말을 듣지 못하여 수개월 이상 기약 없이 소독만 받으면서 상황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빠진 것이다.

명 교수는 “일반적으로 주사로 맞는 약이 먹는 약보다 수천배 약효가 강해서 턱뼈괴사증이 생기는 경우도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년에 몇 번만 맞아도 골다공증이 예방되는 주사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뼈를 강화하려고 약을 복용한건데 턱뼈와 잇몸이 녹아 사라지는 비극을 예방하려면 지금이라도 약복용전에 치과검진을 필수적으로 하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료대책이 거의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현실에서 골다공증 약물 복용 전 사전 치과검진을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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