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시대를 연다-아모레퍼시픽①] 중국서 뛰는 ‘K-뷰티’… 철저한 현지화 4000억 매출 눈앞

입력 2014-11-06 10:57 수정 2014-11-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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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387억 매출 올려…올 상반기만 2192억 25.5% ↑ 눈부신 성장세

이투데이-중국경제망 공동기획

“세계 속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자 합니다. 세계인의 시선이 머무는 아시아에서, 30억 아시아인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실현하는 기업, 나아가 전 세계의 고객들에게 아시아의 문화가 품어 온 미(美)의 정수(精髓)를 선보이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동백기름에서 시작한 아름다움의 탐구= 아모레퍼시픽의 시작은 서경배 회장의 할머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할머니 고(故) 윤독정 여사가 개성 자택 부엌에서 동백나무 열매를 곱게 빻아 압착·추출한 동백기름을 내다 판 것이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모태다. 부친이자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도 입버릇처럼 “우리 회사의 모태는 내 어머니”라고 말하곤 했다.

올해로 창사 69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태평화학공업사를 설립한다. 모든 물자가 부족해 원료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에 설립된 아모레퍼시픽은 한국 화장품 시장의 변함없는 1위를 지켜오고 있다.

비약적인 발전은 2010년에 들어서며 시작됐다. 2010년 2조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지난 2011년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3년 3조9000억원으로 상승했고, 올해는 4조원 돌파를 무난하게 돌파할 전망이다.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 ‘설화수’, ‘마몽드’, ‘라네즈’, ‘아이오페’ 등 주요 브랜드 제품은 국내외에서 큰 인기다.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는 각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20%, 45%씩 성장했다. 특히 해외 부문 성장률이 27.8%를 기록해 외형 성장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매출액은 30% 가까이 성장한 3387억원을 달성했고,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유통 경로를 다각화하며 1266억원 매출을 달성해 전년보다 64.1%나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를 뽑자면 설화수를 꼽을 수 있다. 한방 원료를 기초로 한 설화수는 중장년 여성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아모레퍼시픽의 효자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설화수의 ‘윤조 에센스’는 화장품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위업도 달성했다. 윤조 에센스는 백화점 최고 매출상 1위(2003년, 2005년), 단일 제품 판매 개수 1위(2006년~2008년), 단일 제품 판매 매출액 1위(2008년), 인스타일 스타 뷰티 어워드 퍼스트 에센스 1위(2013년), 코스모폴리탄 아시안 뷰티 어워드 아시아 톱10 제품(2013년)에 선정됐다.

하지만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이 있기까지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화장품 한 우물만 파온 아모레(당시 태평양)는 당시 재계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사업 다각화의 늪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1997년은 서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을 때는 회사가 가장 어려운 때였다. 그는 태평양돌핀스 야구단, 태평양패션, 태평양증권, 태평양생명 등 본업과 상관없는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는 뼈아픈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시키면서 뷰티기업 재도약의 반석을 마련했다.

◇진출 22년… 중국 소비자에게 한 발 더 다가서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 처음 진출한 건 지난 1992년이다.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에 연구시설과 물류, 생산 공장을 통합한 상하이뷰티사업장을 만들기까지 22년이 걸린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선양 현지법인을 설립해 선양과 장춘, 하얼빈 등 동북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전문점에 마몽드와 아모레를 공급했고, 이곳에서 시장 점유율 4~5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라네즈’를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출사표를 냈다. 이 회사는 라네즈 진출에 앞서 3년 간의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와 3500명에 이르는 소비자 조사를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일까. 라네즈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순항하고 있다. 현재 매장 수만 벌써 336개에 달한다. 중국에서 히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마몽드는 백화점(806곳), 전문점(1676곳)을 합쳐 총 248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연이은 성공으로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에서 본격적인 사업성과를 냈다.

설화수는 중국 베이징 1호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10여개 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을 대상으로 20여개 매장을 입점시켰으며, 지속적인 신규라인 론칭 및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통해 중화권에 한방 화장품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는 중이다.

라네즈는 대표 수분크림인 워터뱅크에센스부터 비비프로그램(V=B Program)까지 히트 시키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상하이 팍슨백화점에 입점한 라네즈는 일본 FANCL와 미국 클리니크와 경쟁하며 한달에 40만위안(약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색조 화장품 메이블린과 경쟁하는 에뛰드하우스는 중국에서 ‘공주’ 콘셉트를 내세우며 자리매김했다. 국내보다 약 1.8배 비싼 가격임에도 메이크업을 갓 시작한 20대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난 8월에 오픈한 첫 달에만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주말에 하루평균 약 2000명의 고객이 방문한다. 중국 상하이에 2013년에 진출한 에뛰드는 연말까지 광저우를 포함해 두개 지점을 추가로 오픈해 올해까지 12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상하이 훙이광장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2호점은 중국에 진출한 이니스프리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다.

그 결과 2011년 1909억원이었던 중국 매출은 지난해 3387억원으로 77%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219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성장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중국 매출 4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끝없는 중국 투자로… 2020년 3조 매출 거둔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준공했다. 기존 상하이 연구소에서 진행했던 연구개발 기능에 물류 및 생산 등 3가지 기능을 접목시켰다. 총 1329억원을 투자해 기존 공장에 비해 면적과 생산 능력 등을 10배로 키웠다.

이런 대규모 현지 투자가 가능했던건 중국 시장의 수요가 그만큼 가파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2020년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로 요약했다.

서경배 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오는 2020년까지 연 평균 41% 성장시켜 전체 매출에서 28%에 해당하는 3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방침”이라며 “글로벌 중심인 중국을 발판삼아 전체 매출 12조원, 글로벌 사업 비중 5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은 5대 글로벌 챔피언 뷰티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를 통해 달성할 방침이다. 서 회장은 올 초 경영사를 통해 “5대 글로벌 챔피언 뷰티 브랜드를 중국과 아세안 등 아시아 성장 시장에 확산시키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라네즈, 마몽드의 뒤를 잇는 넥스트(Next) 글로벌 브랜드를 발굴해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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