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CEO들 “전통주 직접 빚어 송년회 건배주 할 거예요”

입력 2014-11-06 09:11 수정 2014-11-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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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 겸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左), 신동민 모멘티브코리아 대표(中), 노정욱 허밍아이엠씨 대표(右) 등을 비롯한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소속 9명의 대표들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우리술과천연식초연구회인 ‘향음’에서 석탄향주를 빚기 위해 고두밥을 식히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잘나가는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전통주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내달 송년회 건배주로 전통주를 마시려고 앞치마까지 두르고 직접 전통주 빚기에 나선 것이다. 외국인들을 사업상 만날 때 제대로 대접할 우리 술이 없어 창피하기까지 했다던 이들은 최근 알게 된 전통주에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소속 9명의 대표이사는 지난 4일 퇴근 후 우리 술과 천연식초연구회인 ‘향음’을 찾아 한국의 전통 청주의 하나인 석탄향주(惜呑香酒)를 담갔다. 90여개 다국적기업의 한국 혹 아시아지역 대표들로 이뤄진 GCCA는 내달 17일 송년회가 예정돼 있는데 의례적으로 하는 와인보다는 ‘향기가 좋아 차마 삼키기 아쉽다’는 석탄향주로 건배를 하기 위해서다. CEO로서 누구보다 고급 와인과 사케를 많이 접해 본 이들이 오히려 한국에서 사라지다시피 한 전통술 사랑에 나선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에서 11년 근무를 하고 2012년 한국에 돌아와 모멘티브코리아를 이끄는 신동민 대표는 GCCA 손꼽히는 애주가이자 전통주 빚기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협회에 제시한 이다. 신 대표는 “와인 사케를 자주 마시는데 특히 사케는 일본에 오래 살기도 해서 많이 좋아했다”며 “그러나 올해초 향음에서 제대로 된 전통주를 접하고 눈이 딱 떠졌다”고 설명했다. 사케는 좋은 술이지만 밋밋한데 우리네 청주는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쓴맛, 신맛, 단맛, 짠맛, 매운맛 등 다양한 맛이 오묘하게 다 들어 있어 반했다는 것이다.

전통주는 맛뿐만 아니라 훌륭한 비즈니스 도구라는 것도 장점이란다. 신 대표는 “외국인들도 비즈니스 얘기는 회의실에서 하지 나와서는 절대 안한다”며 “직접 빚은 술을 접대 시 가지고 가면 그 자리가 훨씬 풍성해져 사업을 더 원활하게 이끌 수 있다”고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정삼 젠하이저 한국총괄 이사는 “얼마전 독일 손님이 한국에 왔을 때 유럽술로 대접해 부끄러웠다. 술에 대해서는 브랜드밖에 얘기할 게 없었다”며 “그러나 앞으로 직접 만든 전통술을 한국 문화와 엮어서 스토리텔링을 해 나간다면 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전통술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 겸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은 “오늘 행사에서 주정에 물을 탄 국적 불명의 소주와 감미료 섞인 막걸리가 우리 술의 대부분을 차지해 버렸다는 얘기를 새로이 알게 됐다”며 “전통주가 와인 사케처럼 비즈니스상에서 애음되기 위해서는 종류와 심연을 더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민 대표는 “우리나라는 맥주에 위스키 소주 등을 섞은 정체불명의 폭탄주 문화를 우리네 음주 문화의 전부인 것처럼 얘기해 아쉽다”며 “올 송년회에는 맛도 챙기고 농민들 시름도 덜 겸 전통주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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