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탈당은 자유…여조 논란은 대체로 오해, 문제無"
박영순, 새미래行…'컷오프' 홍영표 "5~10명 탈당할 것"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파동이 점입가경이다. 비명·친문계가 이재명 지도부로부터 공천 불이익을 받았다며 집단 반발하는 가운데 여론조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제3자 개입 등 '시스템공천'을 흔든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잇따른 탈당 속 이재명 대표는 "탈당은 자유"라며 현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민주당은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헬스장에서 열린 정책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비주류의 탈당 행렬에 대해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분명한 건 경기를 하다 질 것 같으니 경기를 안 하겠다는 게 국민 보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대 경선 득표 30%가 감산되는 '하위 20%'에 속한 김영주·박영순·설훈 의원이 탈당했다. 이 중 박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에 입당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대덕에 출마할 계획이다.
전날(27일) 전략선거구인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탈락한 '친문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도부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전략공천 재고를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은 임 전 실장 탈락 직후 직을 사퇴했다. 다만 이미 결론이 난 중성동갑 공천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적다. 친문이 집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선·친문 현역 등이 배제돼 공정성 의심을 받은 여론조사 논란도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당 선관위원장직을 중도 사퇴한 정필모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해당 논란을 빚은 경선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DNA' 추가 선정과 관련한 허위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다.
당시 정 의원은 "누군가가 전화로 해당 분과위원에게 지시해서 끼워 넣었는데 누구 지시인지 밝힐 수 없다고 하더라"며 "나도 속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이 여론조사 업체 3곳 선정을 끝낸 상황에서 실무진이 업무 부담을 이유로 1개 업체가 더 필요하다고 해 추가한 업체가 마침 리서치DNA였다는 것이다. 현재 해당 업체는 숱한 논란 끝에 당 여론조사 업체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러한 허위 보고·외부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선관위원장직을 사퇴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다. 앞서 당은 정 의원이 건강상 이유로 사퇴했다고 공지했다.
실제 해당 조사가 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친명계 5선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시 의총에서 조사 실시를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그러한 조사를 한 구체적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명계 내에선 여론조사 등 공천 논란 등을 이유로 조 사무총장 사퇴론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대체로 오해, 과장에 의한 것"이라며 "조사했다고 문제 삼으면 정당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 판단을 위한 조사기 때문에 경선 등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모든 조사에 반드시 현역을 넣고 조사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영표 의원은 "의원들은 그렇게 문제가 되는 업체가 했으니 경선에 승복할 수 없다고 한다"면서 "어떻게 보면 선관위 업무방해 행위일 수도 있다. 그런 여론조사를 당에서 했다면 당헌당규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임 전 실장 배제 등 비명계 반발을 '불가피한 진통'으로 보고 있는 만큼 심리적 분당 상태를 넘어 현실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날 컷오프(공천 배제)된 친문 홍영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나가는 걸 오히려 뒤에서 즐기고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5~10명 탈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관위는 홍 의원의 인천 부평을을 비롯해 서울 성북을(기동민)·경기 오산(안민석)·충북 청주서원(이장섭)·충북 청주청원(변재일)과 경기 용인갑 등 6곳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홍 의원 등 현역 5명은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했다. 안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경선 없이 오산에 내리꽂기 전략공천을 시도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