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4도어 쿠페로 점철된 럭셔리 세단

입력 2020-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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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첫 도전…아우디ㆍBMW가 합류하며 트렌드로 자리매김

▲2004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처음으로 '4도어+쿠페' 콘셉트를 지닌 CLS를 선보였다. 시장에서 '넌센스'로 여겼지만 결국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했다.  (출처=다임러미디어닷컴)
▲2004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처음으로 '4도어+쿠페' 콘셉트를 지닌 CLS를 선보였다. 시장에서 '넌센스'로 여겼지만 결국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했다. (출처=다임러미디어닷컴)

모든 천재의 공통점은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다”는데 있다.

자동차에도 분명 시대를 앞서가는 비운의 천재가 많다. 이들이 등장하며 내놓은 콘셉트는 당시 시장에서이 외면받았다. 그러나 훗날에 그 가치를 크게 인정받는 경우가 많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우리나라에도 이런 차들이 즐비하다.

2002년, 유러피언 크로스오버를 지향했던 현대차 라비타가 대표적이다. 해치백 소형차 '클릭'을 베이스로, 차 지붕을 높여 실내공간을 넉넉하게 뽑아낸 차였다.

다만 시장은 라비타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승객 공간은 넉넉했으나 짐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라비타는 후속 없이 5년 만에 단종했다.

라비타가 단종된 가운데 기아차는 2008년 이를 기본 콘셉트로 ‘패션’을 강조한 '쏘울'을 출시했다.

쏘울은 특히 미국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3세대까지 거듭나며 기아차의 ‘패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라비타가 너무 빨랐던 셈이다.

이후 비슷한 콘셉트는 시장을 장악 중이다. 요즘 인기를 누리는 현대차 코나와 베뉴, 기아차 셀토스 역시 그 옛날 라비타의 기본 콘셉트와 일맥상통한다.

쌍용차 액티언 역시 세계에서 처음으로 쿠페형 SUV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다만 이런 관심이 판매로 이어내지는 못했다. 요즘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액티언을 따라 속속 쿠페형 SUV를 내놓고 있다.

▲3세대로 거듭난 CLS는 초기 콘셉트와 달리 현실과 부쩍 타협하시 시작했다. '4도어 쿠페'라는 기본 명제를 지녔으나 좀 더 편안한 차로 변모했다.  (출처=다임러미디어닷컴)
▲3세대로 거듭난 CLS는 초기 콘셉트와 달리 현실과 부쩍 타협하시 시작했다. '4도어 쿠페'라는 기본 명제를 지녔으나 좀 더 편안한 차로 변모했다. (출처=다임러미디어닷컴)

◇4도어와 쿠페 접목한 새 트렌드 등장=반면, 시대를 앞서간 이른바 ‘트렌드 세터’ 가운데 대성공을 이룬 차가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처음으로 시도한 이른바 ‘4도어 쿠페’ 콘셉트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쿠페(Coupe)란 '2개의 도어를 바탕으로 뛰어난 성능을 지닌 스포티 자동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런 굴레를 벗어나 쿠페 디자인 속에 4개의 도어를 구겨 넣은 콘셉트를 공개했다.

결국, 벤츠는 2004년 자사의 대표적인 중형세단 E-클래스를 바탕으로 한 단계 윗급 모델로 양산형 CLS를 내놨다. 글로벌 최초로 4도어 쿠페 장르를 개척한 차다.

4도어 세단이 고성능을 지향한 만큼, 승차정원도 4명으로 묶었다. 뒷자리 승객도 각각 독립식 시트를 꿰찼다.

다만, 스포티한 감성을 앞세우다 보니 윈도의 위아래 폭이 너무 좁았다. 차 안에 탄 승객은 유리창으로 얼굴만 내놓고 갇혀있는 느낌이었다.

▲아우디는 발빠르게 CLS의 기본 콘셉트를 카피해 A7를 내놨다. '스포츠백'이라는 차이점을 앞세워 꽤 성공한 카피작으로 손꼽힌다.  (출처=뉴스프레스UK)
▲아우디는 발빠르게 CLS의 기본 콘셉트를 카피해 A7를 내놨다. '스포츠백'이라는 차이점을 앞세워 꽤 성공한 카피작으로 손꼽힌다. (출처=뉴스프레스UK)

메르세데스-벤츠 CLS의 등장에 깜짝 놀란 건 독일 아우디였다.

아우디 역시 E-클래스의 경쟁상대인 A6를 기반으로 서둘러 쿠페형 4도어 세단 개발에 나섰다.

2009년 미국시장에 A6의 윗급으로 A7 스포츠백 콘셉트를 처음 선보였고 이듬해 양산형을 내놨다.

앞서 벤츠 CLS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만큼, 아우디는 좀 더 과감하게 쿠페형 세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CLS가 일반적인 트렁크를 장착했지만, 아우디 A7은 해치백 타입의 트렁크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자존심이 강한 BMW는 '그란투리스모'를 앞세워 '따라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시장 변화에 발맞춰 훗날 6시리즈 4도어를 출시했다.  (출처=BMW 미디어)
▲자존심이 강한 BMW는 '그란투리스모'를 앞세워 '따라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시장 변화에 발맞춰 훗날 6시리즈 4도어를 출시했다. (출처=BMW 미디어)

서둘러 메르세데스-벤츠 CLS를 카피했던 아우디와 달리 자존심이 강한 BMW는 다른 길을 택했다.

벤츠와 아우디가 각각 E-클래스와 A6를 바탕으로 4도어 쿠페를 지향한 반면, BMW는 장거리 투어러를 위한 ‘그란투리스모’를 내세웠다.

벤츠와 아우디가 스포티한 쿠페를 지향한 것과 다리 BMW 그란투리스모는 키를 낮춘 SUV에 가까웠다.

최고급 7시리즈 플랫폼을 바탕으로 거주 공간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높은 상품성과 가치를 내세웠지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결국, 2011년이 돼서야 BMW도 시장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4도어 쿠페를 내놓는다. 2도어 럭셔리 쿠페를 대변했던 6시리즈에 4도어 세단을 추가한 것. 이렇게 독일 프리미엄 3사의 4도어 쿠페는 본격적으로 삼파전을 시작하게 됐다.

▲기아차도 2011년 기아 GT 콘셉트를 내놨다. 디자인담당 피터 슈라이어의 영감에서 시작한 모델이다. 역시 4도어 쿠페 콘셉트가 밑그림이다. 이 차는 훗날 '스팅어'가 된다.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도 2011년 기아 GT 콘셉트를 내놨다. 디자인담당 피터 슈라이어의 영감에서 시작한 모델이다. 역시 4도어 쿠페 콘셉트가 밑그림이다. 이 차는 훗날 '스팅어'가 된다.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 GT 콘셉트로 4도어 쿠페 시도=이후 2010년대 들어 글로벌 전역으로 쿠페 타입의 4도어 세단이 영역을 확대했다. 세단은 반듯반듯한 3박스 타입이어야 한다는 굴레도 이때부터 무너졌다.

차체 지붕 곡선이 짧은 트렁크와 부드럽게 이어지는 '쿠페형 세단'이 속속 등장했다.

2010년 현대차 YF쏘나타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확대됐다. 네모반듯한 NF쏘나타와 달리 쿠페 스타일에 근접한 YF쏘나타는 디자인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현대차 8세대 쏘나타와 기아차 3세대 K5까지 중형세단 전반에 이런 트렌드가 널리 퍼졌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4도어 쿠페를 지향한 모델은 기아차 스팅어다. 2011년 콘셉트카 기아 GT는 훗날 등장할 스팅어의 예고편이었다. 스팅어는 결국 스포티 브랜드를 지향하는 기아차의 고성능을 대변하고 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마침내 4도어 쿠페 스타일을 내세웠다. 브랜드의 출발점이자 핵심 모델인 G80이 3세대로 거듭나면서 이 영역에 뛰어들었다.

쿠페 타입의 4도어 세단은 구조상 2열 승객의 머리 공간이 비좁고,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뽑아내기 어렵다. 다만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기 위한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

2열 승객의 머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붕 안쪽 내장재를 파내기 시작했고, 비좁은 트렁크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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