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뉴 트렌드]⑤<끝> ‘대화 대신 터치’…직원 없어 장사 못하는 시대는 갔다

입력 2020-01-07 05:00 수정 2020-01-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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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ㆍ대형마트ㆍ외식 프랜차이즈 등 유통가 ‘언택트 마케팅’ 바람

▲이마트24 무인점포 김포DC점. (이마트24)
▲이마트24 무인점포 김포DC점. (이마트24)

# 편의점 이마트24는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 등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김포DC점을 무인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입장할 때 스마트폰에서 결제 앱 ‘SSG페이’를 켜고 화면에 뜬 QR코드를 개찰구에 찍는다. 점원은 없는 대신 천장에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고객은 원하는 상품을 골라 계산 과정 없이 들고 나오면 된다. 매장 밖으로 나온 후 5분 정도 지나면 결제 정보가 문자로 온다.

유통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소비자들의 생활 환경도 크게 바뀌고 있다. 햄버거나 커피 전문점에서 키오스크가 손님을 맞는 것은 일상이 됐고, 마트에 무인 계산대도 늘고 있다. 전화 응대 등의 상담도 AI를 이용한 챗봇이 담당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유통 소비재 기업의 니즈와 비대면· 비접촉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른바 ‘언택트 마케팅(Untact Marketing)’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6일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은 시간당 8590원으로 지난해보다 2.9% 인상됐다. 주 40시간, 한 달 209시간 기준으로 월 환산액은 179만5310원이다.

지난해 10.9% 인상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지만 최근 7년간 상승폭으로 보자면 무려 76.7%에 달한다. 2013년 4860원에 불과했던 최저 시급은 3년 만인 2016년 6000원의 벽을 뚫었고, 2년 뒤에는 8000원마저 넘어서며 급등했다.

인건비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업종은 손님을 직접 맞이해야 하는 오프라인 유통가다. 출점 절벽과 내수 부진, 온라인으로 소비행태 이동 등으로 가뜩이나 부진에 빠진 유통업계에 또 다른 골칫거리로 떠오른 셈이다. 이들이 꺼내 든 카드가 무인화다. 인공지능과 기계의 발달은 자연스레 사람을 뽑지 않아도 되는 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언택트 마케팅’은 ‘전화 공포증(Call Phobia)’을 가진 젊은 세대와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전화는 물론, 매장에서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점원과의 접촉도 불편해한다. 최근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46.5%가 전화 통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67.6%는 앞으로 전화 공포증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2017년 처음으로 무인 계산대를 선보인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현재 전국 142개 점포 중 110개 점포에서 운영할 정도로 도입 속도가 빠르다. 같은 해 양평점에서 무인계산대를 처음으로 도입한 롯데마트는 현재 46개 점포에서 총 441대를 운영 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점별 평균 17대임로 전체의 20% 수준”이라며 “서초점의 경우 전체 계산대 중 50%가량을 무인계산대로 이용하는 등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최전방에 선 편의점들은 아예 매장에 점원을 없애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9월 완전한 무인점포인 ‘한국형 아마존고’를 선보였다. 이 점포는 ‘아마존고’처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마트에서 물건을 고른 뒤 따로 계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걸어나가도 자동으로 계산이 되는 무인점포다.

CU(씨유)는 최근 전용 셀프결제 앱 ‘CU 바이셀프’와 신한카드 간편결제 서비스를 결합한 무인결제 서비스를 전국 70여 개 하이브리드 매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GS25 역시 현재 테스트 중인 무인 점포(11개)와 하이브리드 점포(8개)를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운영 중인 17곳의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 점포를 산업단지 중심으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키오스크’ 설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KFC는 2017년 키오스크를 처음 도입한 뒤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일반 매장에 키오스크 설치를 마쳤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도 전체 매장 중 60% 이상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 누적 주문 건수는 도입 5년 만에 3000만 건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전화 상담마저 AI로 대체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5월 AI 챗봇 고객 상담사인 ‘신세계 S봇’을 도입했다. ‘S봇’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1:1 고객 상담 서비스로 콜센터의 단순 업무와 상품 추천을 맡는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자체 모바일앱인 ‘M쿠폰’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공지능 솔루션인 아마존 퍼스널라이즈(Amazon Personalize)를 도입해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발전과 사람과의 소통을 불편해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으로 비대면 마케팅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면서 “최근에는 콜센터 기능까지 대체 가능해지면서 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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