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느냐, 떠나느냐… 기로에 선 증권가 CEO

입력 2018-02-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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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보다는 변수에 촉각… “잦은 교체는 성과 저해 요소”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가 속속 결정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거취가 드러나지 않은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CEO의 임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실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대부분 사상 최대급을 기록하다 보니, 올해는 실적보다는 대내외적 변수가 연임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또는 3월 임기를 마치거나 이미 임기가 만료된 증권사 CEO는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등이다.

NH투자증권은 7일 30명 안팎의 임원으로 구성된 롱리스트를 정했다. 그동안 업계는 정영재 IB(투자은행)사업부 대표와 김광훈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차기 사장 유력 후보군으로 꼽았지만, 이달 1일부로 김 부사장의 자리에 김형열 전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오면서 변수가 발생했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물론,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김원규 사장의 연임도 현 상황에서는 유력한 카드 중 하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쪽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린다”면서 “타 증권사 사장 출신 인물도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언급했다.

윤용암 사장은 지난달 26일 임기가 끝났지만,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인사가 미뤄지면서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석방되면서 인사도 급물살을 탔다. 삼성증권은 9일 새 CEO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한다. 현재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와 전영묵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이 앞서 진행한 계열사 인사에서 60대 CEO를 50대로 교체한 만큼, 윤 사장은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2012년 취임해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나재철 사장은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자회사 대신F&I가 주도한 부동산 개발사업 ‘나인원한남’이 난관에 부딪힌 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나인원한남은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주택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승인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합병(M&A)하면서 다음 달 임기를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대주주적격성 문제를 놓고 인수에 제동을 걸면서, 당분간 거취가 불투명하게 됐다.

한편,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되면서 기분 좋은 변수를 만났다. 이 사장과 김 회장은 성균관대학교 동문으로, 2016년 김 회장이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그간 하나금융투자 CEO들은 대부분 재임 기간이 짧았지만, 김 회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이 사장의 재선임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교보증권에 ‘깜짝 실적’을 선물한 김해준 사장은 안팎에서 연임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연간 순이익 749억 원을 기록, 목표치를 100억 원 이상 초과 달성했다. 2008년부터 교보증권을 지휘하는 김 사장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이어 장수 CEO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CEO 연임에 실적 외의 다양한 변수가 많아질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증권업계는 단기적 성과를 바탕으로 3년이 지나면 CEO를 교체하는 경향이 이어져 왔다”면서 “미국의 골드만삭스처럼 일관성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좋은 성과를 내려면, CEO 임기를 어느 정도 더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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