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화학·방산 사업 철수… 전자·금융·건설 중심 재편

입력 2014-11-26 08:43 수정 2014-11-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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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26일 화학·방산 사업에서 전격적으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은 비핵심 부문을 과감히 정리, 전자·금융·건설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은 지배구조의 정점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을 중심으로 올 9월까지 최근 1년 새 8번이나 그룹 내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해 9월 당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겨줬다. 같은 달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했다.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했다. 11월엔 삼성에버랜드가 급식 식자재 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하고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넘겼다.

3월 31일 삼성SDI가 옛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한 데 이어 이틀 만인 4월 2일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치기로 결의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SDI의 통합법인은 각각 6월과 7월에 출범했다. 삼성은 아울러 삼성SDS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제일모직의 상장을 결정했다. 9월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연내 합병을 결정했지만 지난 19일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당시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1조3600억원)를 초과해 두 회사의 합병 계약이 해지됐다.

삼성그룹은 이번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한꺼번에 넘긴다. 삼성그룹이 주요 계열사를 다른 대기업에 넘기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삼성그룹 4개 계열사의 인수 주체는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등 3개사다. 매각 대상은 삼성테크윈 지분 32.43%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100%,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 지분 50%씩이다. 당초 한화는 삼성테크윈 인수만 계획했으나, 복잡한 지분관계를 고려한 삼성의 화학계열사 패키지 매각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과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삼성테크윈이 지분 50% 보유) 등 방위산업 관련 기업은 한화의 지주사인 ㈜한화가 인수한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기업은 한화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한화가 삼성 계열사 4곳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화학·방산 계열사 매각은 그동안 추진한 일련의 사업 재편과 차원이 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매각으로 1970년대 말부터 시작한 방산사업에서 30여년 만에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더불어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넘기면서 석유화학사업에서도 사실상 철수하게 된다. 다만 삼성그룹은 이번 거래에서 삼성정밀화학은 매각 대상에서 뺐다. 전자 계열사와 소재, 기초화학 부문에서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화학·방산 계열사를 과감히 매각한 삼성그룹은 앞으로 사업구조를 전자와 금융·서비스, 건설·중공업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빅딜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이 주도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 한화 측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다.

한편, 삼성테크윈은 그동안 경공격기인 FA-50용 엔진, KUH(한국형 헬기) 사업용 T700엔진 제작 등의 사업을 벌여왔다. 삼성과 프랑스 기업 탈레스가 50대 50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탈레스는 열영상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방산물자를 양산한다. 삼성토탈은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정유사인 토탈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출자사업을 하는 화학 부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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