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제작발표회] 마케팅총아 ㆍ흥행 전초전… 판 커진 신고식

입력 2014-07-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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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팬 등 수백여명 몰려…인터넷 통해 글로벌 실시간 중계도

▲영화, 방송, 가요, 뮤지컬 등 대중문화 상품은 소비를 해봐야 질을 알 수 있는 경험재다. 따라서 작품 출시에 앞서 얼마나 홍보 마케팅을 잘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된다. 사진은 SBS 드라마스페셜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1. 2001년 1월, 서울 여의도 MBC 12층 회의실에는 기자 20여명이 모였다. 새로운 드라마 제작발표회였다. 5분 정도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뒤 참가한 '맛있는 청혼'의 소유진·손예진·정준·소지섭, 연출자 박성수PD 등 출연자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방송사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출연진과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2. 2014년 7월 15일, 서울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SBS 드라마 스페셜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발표회에 출연 배우 공효진과 조인성·성동일, 작가 노희경, 연출자 김규태 등이 참석했다. 4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이 중에는 일본, 중국 등 외국 취재진까지 모습이 보이고 제작 발표회장 밖에는 연기자의 국내외 팬들의 모습도 보인다.

10여년 사이 방송전 드라마를 알리는 제작발표회 풍경이 이렇게 달라졌다. 방송, 영화, 가요계는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 ‘제작보고회’, ‘제작발표회’, ‘시사회’, ‘쇼케이스’, ‘청음회 ’, ‘촬영현장 방문’ 등 다양한 이름의 행사를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과 홍보를 한다. 대중문화 상품을 알리는 이러한 전초전 성격의 홍보마케팅 행사의 형태와 횟수가 급변하고 전달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영화, 드라마, 음악은 전형적인 문화상품이다. 문화상품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가 소비를 직접 해봐야 질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문화상품은 전형적인 경험재인 것이다. 경험재는 사용전 상품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전 홍보와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기자 등 매스미디어 종사자들에게 작품을 알릴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을 통해 문화상품에 대해 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을 활발히 전개한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문화상품 판매를 본격화하기 전 다양한 행사를 펼쳐 대중에게 작품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 작업의 성과에 따라 대중문화 상품의 소비 승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대중문화 작품 판매의 본격화에 앞서 홍보 마케팅 하는 행사의 형태와 횟수, 그리고 참가자 등이 크게 변했다. 영화의 경우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중매체 영화담당 기자를 대상으로 영화 시사회가 영화를 알리는 유일한 행사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연과 감독이 참여해 작품의 개요 등을 설명하는 제작보고회, 영화를 보고 출연진과 제작진과 기자들의 질의 응답이 이어지는 시사회, 주연들의 라운드 혹은 1 대 1 인터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개봉전 영화를 알리는 작업을 펼친다.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드라마를 알리는 유일한 창구는 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기자를 대상으로 한 제작발표회였다. 요즘에는 촬영장에서 배우나 제작진과의 인터뷰가 이뤄지는 촬영장 방문 취재나 드라마 제작보고회, 개별 출연자 인터뷰 등 다양한 행사도 병행된다.

가수들의 새로운 음반 발매나 데뷔는 10여년 전만 해도 가수들이 대중매체를 돌면서 인터뷰 하며 알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최근 쇼케이스, 청음회, 가수 데뷔 발표회 등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통해 가수와 음반을 홍보, 마케팅하고 있다. 새롭게 급성장하는 뮤지컬 역시 제작발표회나 미디어프레스콜 등 마케팅 행사를 통해 작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와 횟수뿐만 아니라 참가자 역시 크게 변모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전 세계 취재진이 한국 대중문화 작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발표회의 경우 중국, 일본, 대만 등 외국 매체 취재진과 외국 방송사, 영화사 관계자, 그리고 외국팬들이 대거 참가한다. 2012년 3월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윤석호 PD 드라마 ‘사랑비’ 제작발표회장에는 400여명의 국내 취재진과 100여명의 외국 취재진이 몰렸을 뿐만 아니라 장근석과 윤아의 뒷모습만이라도 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수많은 외국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런 풍경은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발표회 혹은 K-POP 스타의 음반 쇼케이스 장에는 어김없이 연출된다.

윤석호 PD는 “한류가 일면서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의 풍경은 그야말로 글로벌화됐다. 외국 취재진뿐만 아니라 외국 팬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류 스타가 출연한 드라마 작품 제작발표회에 외국팬들을 참석시키는 경우까지 생겼다.

기자 등 대중매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작품 제작발표회 등은 이제 일반 대중과 해외 한류팬에게도 문호를 활발히 개방하고 있다. 바로 작품 제작보고회나 제작발표회를 국내외 팬들이 동시에 볼수 있도록 인터넷 생중계를 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대중이 출연진과 제작진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실시간으로 기자와 출연배우의 인터뷰가 안방이나 손 안의 휴대폰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제작진과 홍보 담당자들은 “매체의 증가나 대중문화 상품의 제작유통 환경의 변화로 방송전이나 개봉전 문화상품을 알리는 홍보가 소비의 승패를 가르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행사가 증가하고 있다. 대중 문화상품의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초반 소비량을 좌우하는 것이 제작발표회 같은 행사이기 때문에 마케팅 행사에 사활을 건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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