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산업 파워를 찾아서(19) 싸이더스HQ] 탄탄한 배우층 시너지 창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강자’

입력 2013-11-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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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협업·책임감 기반으로 승승장구

폭우가 쏟아지던 가을 날, 세찬 빗속을 뚫고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싸이더스HQ(이하 ‘싸이더스’) 사옥을 찾아 나섰다. 지하철역을 지나 한참을 걷다 보니 사옥으로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빌딩 이름이 명시돼 있지 않아 긴가민가했지만, 연예인들이 주로 애용하는 승합차가 주차된 것을 보고 싸이더스 건물임을 확신했다. 빌딩 안에 들어서니 붉은색의 자그마한 싸이더스 CI가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 입구에는 소속배우들이 출연한 영화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특히 이날 소속배우 장혁이 회의실에서 영화감독과 미팅을 하고 있었다. 싸이더스의 사무실 광경이다.

싸이더스는 엔터테인먼트업계를 대표하는 소속사 중 하나다. 엔터테인먼트사의 태동기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훈탁 IHQ 의장이 기업형 매니지먼트를 꿈꾼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였다. 당시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준비기간이 필요했던 정 의장은 약 7년간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 나갔다. 이 과정에서 2000년에 들어서자 국내에는 IT산업의 붐이 일었고, 정부에서도 영화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정 의장은 본격적으로 기업형 매니지먼트를 실현하고자 2000년 싸이더스를 설립했다.

싸이더스는 시작부터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이었다. 영화사업, 음악사업, 스포츠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가 모여 협업을 통해 굵직한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형성됐다. 그 뒤로 대형 매니지먼트가 많이 생겨났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남아 있는 회사는 싸이더스가 유일하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바로 협업과 책임감이다. 싸이더스는 영상프로덕션과 매니지먼트의 결합, 비즈니스 사업과 영상권에 대한 협업,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자원을 토대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내는 것)의 노하우 축척 등 단순 매니지먼트사업 외에 잠재적 시장을 열어주는 가능성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싸이더스는 기업의 단순한 이윤추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소속배우들과 계약하는 데 있어 배우들의 권익을 앞장서서 지켜줬다. 그 결과 싸이더스 계약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 기준으로 형태를 잡았다. 김상영 매니지먼트 본부장은 “연기자의 권익이 올라가면 회사의 권익은 작아지지만, 일을 객관화시켜 배우들이 연기에만 몰두하도록 신경 썼다”며 “부모의 마음이다. 잘 커서 떠나 보내면 또 키워내는 매니지 시스템이 싸이더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회사 전체를 다 꿰어 보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회사 분위기 속에 싸이더스는 승승장구했다. 2005~2007년 싸이더스 소속배우는 140여명이었다. 전지현, 정우성, 한재석, god, 김승우, 김혜수, 남희석, 박신양, 설경구, 손창민, 신민아, 전도연, 이범수, 최지우, 지진희, 조인성, 김선아, 이미연, 송중기, 임수정, 하정우, 공유, 공효진, 황정민 등 현재 연예계에서 내로라하는 대부분의 배우가 싸이더스 식구였다. 이는 싸이더스의 성장 발판이 됐다. 영화제작과 투자,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캐스팅과 스타 마케팅의 강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싸이더스는 영화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2004, 전지현·장혁), ‘얼굴 없는 미녀’(2004, 김혜수·김태우), ‘새드무비’(2005, 정우성·임수정·차태현), ‘데이지’(2006, 정우성·전지현), ‘바람 피기 좋은 날’(2007, 김혜수·이종혁) 등을 제작했다. 드라마는 ‘봄날’(2005, 고현정·지진희·조인성), ‘고맙습니다’(2005, 장혁·공효진) 등을 만들었다.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할 때 소속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시장에서 유연한 기획과 조정을 가능케 했고, 작품과 소속배우의 만남은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싸이더스는 규모가 큰 회사인 만큼 크고 작은 굴곡을 겪기도 했다. 2010년 싸이더스는 2005년 SK텔레콤에 인수됐던 회사를 더 많은 돈을 주고 되찾아왔다. 다른 색깔의 두 회사는 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정서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싸이더스 식구들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가족적인 작은 매니지먼트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시장환경에 맞게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었던 것이다. 기존의 매니저들이 독립 매니지먼트를 차리기 시작했다. 지금의 킹콩엔터테인먼트, 판타지오, 매니지먼트 숲, 블루썸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싸이더스 소속 식구들의 분사는 협업 체계를 구축해 또 다른 성장동력을 만들어 냈다. 김 본부장은 “저희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남 같지 않다”며 “협업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제안하고, 함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게 좋다.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싸이더스는 지난해 기준 45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27억원의 수익을 냈다. 현재 싸이더스는 웹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세 작품과 최인호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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