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잔혹사] 이리저리 눈치 보다 ‘울릴 종목’만 덥석… 개미는 웁니다

입력 2013-03-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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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꿨지만, 현실은 쪽박… 퇴직금 대부분 까먹고 손 털어

#17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이모씨(58)는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고민하던 중 창업보다는 주식투자라는 주변의 권유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인들의 잇따른 실패로 자영업 진출은 두려웠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은 인맥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적어도 손실을 보진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투자 초창기 이씨는 뉴스와 자신만의 종목 분석 등을 통해 한 달에 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정보를 접하면서 급등 종목에 손대기 시작했고 이후 손실이 이어졌다.

손실이 커지면서 이씨는 인터넷 주식투자 카페, 증권방송 등을 접하면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원금 회복의 꿈을 꿨다.

이들은 한 달에 수십만원씩 하는 회비를 내면 메신저를 통해 특정 추천종목에 대한 매수,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종목에서 수익이 나기도 했지만 이것은 달콤한 유혹에 불과했다. 좀더 큰 수익을 노리고 100% 수익을 보장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투자했지만 결국 퇴직금의 절반인 1억5000만원을 날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노린다. 주식시장은 한 번의 수익으로도 목돈을 거머쥘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성공한 개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씨처럼 원금의 절반을 까먹거나 원금 전체를 날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는 종목들에 쉽게 노출될까. 개인투자자 성적이 유난히 부진한 이유는 여러모로 잘못된 투자방식 때문이다. 합리적 판단이 아닌 군중심리와 손실에 대한 불안감, 대박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매도가 이뤄지면서 번번이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의 희생양이 되곤 한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대박을 꿈꾸는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대형주에 안전하게 투자한다고 시작하지만 수익을 거두다 보면 주식시장이 쉬워 보이는 착시현상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한탕을 노리는 개인의 투기적 성향 역시 개인의 투자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이런 모습은 최근 테마주 매매에 대한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유력 정치인, 정치 이슈와 관련된 이른바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투자자 중 개인 비중(99%)이 절대적인 만큼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5월 말까지 테마주 35개 종목, 195만 계좌에서 1조5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계좌당 평균 손실액이 80만원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가가 전체적으로는 오른 만큼 이익을 본 투자자가 숫자상으로는 더 많을 것”이라면서도 “수익을 낸 투자자들의 절반 정도는 작전세력이나 대주주들이고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대부분 개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보 부족 또한 개인들의 투자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의 실무진과 수시로 미팅을 하고 기업 탐방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회사 관련 정보를 듣거나 증권사들의 종목 보고서, 동호회 활동, 증권방송 전문가 의견 등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정보 부족으로 인해 큰 손실을 본 경우는 수없이 많다. 일례로 한 상장사의 대표이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이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려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의 인척주로 추천하거나, 모 기업의 대표이사가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라는 점을 내세워 손학규 인척주로 설명하는 식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봤다.

정보가 부족한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루머를 메신저 등을 통해 접한 뒤 대박을 노리고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A증권사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기관보다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어 이 점을 노리고 활동하는 주가조작 세력들에게 항상 노출돼 있다”며 “허위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해당 기업에 관한 분석 등을 통해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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