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스트병원] 랜초 로스 아미고스

입력 2010-12-30 11:42 수정 2010-12-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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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랜초 로스 아미고스 병원은 전 세계적으로 척추재활분야에서 으뜸이다. 척추 재활의 교과서라 불리는 세계적 재활전문 병원이라고 한다.

스페인어로 ‘내 친구의 목장’ 이라는 의미의 이 병원은 현지 저명 언론매체 US News가 선정한 2009~2010 미국 최고의 병원에 뽑혔다. 1888년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구호 시설로 처음 문을 열었는데 “공짜로 치료를 해줄 테니, 다 나으면 노동으로 갚으라”는 구호로 유명했다. 또한 “재활은 원래 직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랜초의 철학이다. 즉 척추환자들이 일상생활로 다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병원의 가장 큰 목표다.

◇랜초 병원의 자랑 CART = 맞춤 재활병원인 랜초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설은 CART(Center for Applied Rehabilitation Technology, 작업치료센터)다. 머리만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은 입김마우스, 턱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눈동자 인식 마우스 등을 통해 컴퓨터를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척추 부상으로 손가락이나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중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랜초 로스 아미고스 재활병원의 자랑이다.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CART에서는 팔을 못 쓰는 환자가 헤드 포인터를 머리에 착용하고 타이핑 도움을 받고 한 손에는 사용자용 키보드 핸디아이프로 얼굴 등 특정 부위 움직임을 인식해 마우스를 작동한다.

또 환자들은 입, 볼, 턱 등으로 작동하는 마우스와 점자 정보 입력, 문서 음성 출력, 음성길 안내 등이 가능한 휴대용 점자 정보단말기를 이용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 밖에도 설명하기 힘든 어휘와 그림 상징을 탑재한 기기, 독서 확대기로 각종 인쇄물 내용을 확대해 볼 수 있다.

이 병원의 컴퓨터 재활 전문가는 “많은 척추 질환자들은 팔도 쓰지 못한다. 다양한 보조기기를 통해 그들에게 적합한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IT 기기를 완벽히 활용할 수 있는 것만으로 장애의 상당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395개 병상 7개 파트 25개 센터 운영 = 모두 395병상을 운용하는 이 병원은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nia) 의과대학의 자매병원 관계를 맺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공병원이다.

LA 시민은 물론 의료보험이 없는 여행자나 이민자 등 누구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열린병원이다. 그럼에도 척추재활 분야에 있어서 ‘교과서’로 불릴 만큼 선구적이고도 세계적인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로부터는 이 분야에 있어서 모델 병원으로 지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이 병원은 치과, 간호사학과, 물리치료학 등 총 7개 부서로 나눠져 있으며 성인 뇌 손상, 환경 건강, 운전자 훈련, 모델 홈(Model Home) 등의 총 25개의 재활 센터가 운영중이다.

모델 홈은 실제 집을 본떠 만든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들은 이 공간에서 휠체어에 연결된 리모컨을 통해 집안의 모든 가전 기구를 작동하는 훈련을 한다. 한 작업 치료사는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은 자립의 출발”이라고 모델 홈의 특징을 소개 했다.

◇상담을 통해 현실과 미래 설계 = 이 병원에 환자가 입원하면 가장 먼저 정신과 전문의가 상담에 들어간다. 정신적 충격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현실을 바로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와 장애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현실과 미래를 설계해 나가자는 취지다. 상담 및 교육에 있어서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도 포함된다.

각 분야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재활팀이 환자의 육체적 재활은 물론 직업복귀를 통한 사회적 자립에 이르는 최적의 지름길을 안내한다. 이는 환자가 다치기 전의 직업 현장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비싼 첨단 공학으로 기적 일구다 = 이 병원이 직업재활의 선구적 위상을 오늘에 이르기까지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재활보조공학이다.

입이나 안구, 손가락 등 움직일 수 있는 신체기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첨단 장비를 통해 의사소통과 일상생활, 사회활동이 가능하도록 집중 지원한다.

이 병원 홍보담당자는 “랜초 로스 아미고스 병원의 환자 1인당 1일 진료비용은 2500달러(약 280만원)로 미국 평균 1700달러(약 190만원)를 크게 상회할 정도지만 의료서비스 수준이 높다”며 “사무직이나 연구직에 종사했던 환자의 경우 대부분 업무복귀가 가능할 정도”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보조공학 연구와 적용, 훈련은 작업치료 센터인 CART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척추 환자의 경우 6주간의 재활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은 물론 농구 등 스포츠 활동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예술 활동도 가능하다. 환자들은 이를 통해 재활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한다.

◇매년 이벤트와 기금으로 발전 = 이 병원에서는 매년 두 가지 이벤트를 연다. ‘명예의 축제(The Amistad Gala)’와 랜초 골프 클래식이다.

특히 ‘명예의 축제’는 ‘명예의 전당’과 흡사하며 매년 이 병원에 헌신적인 도움을 준 개인이나 기업, 사회단체 등을 선정하는 것이다.

이 병원은 아미고스 기금(THE AMIGOS FUND)을 통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기금은 첨단 과학기술이 접목된 의료 기기를 마련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물리치료 외에도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랜초 로스 아미고스 병원은 재활훈련에 관심이 있는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항시 모집하고 있다. 장애로 인해 고통 받는 환자들의 재활에 힘이 되고 싶은 학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장애로 삶의 절망감에 빠지기 쉬운 환자들을 신체적, 환경적,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랜초 로스 아미고스 병원은 앞으로도 환자중심의 재활 서비스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상묵 교수를 다시 강단에 서게 하다 = 랜초 로스 아미고스 병원은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를 다시 강단에 설 수 있게 만든 걸로도 유명하다. 이상묵 교수는 4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차량 전복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 교수는 사고 후 3일 뒤 의식을 되찾았지만 팔과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등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한순간에 불구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강단에 섰다. 그 배경에는 랜초 로스 아미고스 재할병원의 도움이 있었다. 이 병원의 재활프로그램 덕에 이 교수는 전신마비의 재앙을 딛고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다시 우뚝 서게 됐다.

현재 이 교수는 입김으로 작동하는 마우스를 쓰고 턱과 뺨으로 동작하는 전동 휠체어로 생활하고 있으며 음성인식 프로그램으로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대학 강의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서도 쉬지 않고 컴퓨터를 이용해 학교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마무리 한다. 집에서 침대에 누워 특수 제작된 책상위에 노트북을 펼친채로 일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낯선 모습이지만 이는 이 교수는 일할 수 있다는 현실에 감사하며 ‘긍정의 힘’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휴먼 컴퓨터 인터렉션(HCI) 학술대회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강연자로 초청돼 그곳에서 우리나라 장애인들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과 보조공학기기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한 몫을 담당했다.

그가 신체장애를 이겨내고 강단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랜초 로스 아미고스 병원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장애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없애고 그가 보란 듯이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이 병원의 체계적이면서도 첨단과학을 이용한 환자 중심적 재활치료 때문이다. 그는 이 병원에서 CART를 비롯해 여러 재활 클리닉을 통해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교수로의 복귀를 이뤄냈다.

입으로 컴퓨터를 이용하며 신기술 개발에 몰두해온 그는 지난달 입으로 불어서 TV를 켜고 끄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중증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앞선 지난 10월에는 G20 개최 기념 ‘장애인, 컴퓨터 그리고 선진사회’에 대해 강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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