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좋은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

입력 2019-04-25 19:0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우람 중기IT부 기자

“과정이 좋지 못한 방법으로 수백억, 수천억 원을 번 사람들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하나예요. 얼굴에 그동안 저지른 악행이 드러난다는 것이죠.”

최근 만난 스타트업 대표는 “사회 초년 시절 평생 포르쉐를 몰면서 다니게 해준다는 선배를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존경심조차 느끼지 못한 이유”라며 이렇게 말했다.

부도덕한 기업가에 대한 단상이지만, 사회적으로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을 막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많은 IT 벤처기업이 사업을 시작했다가 무더기로 파산했다. 벤처기업은 망했지만 대표는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다는 얘기는 공공연하게 들린다. 사업이 파산하면 투자자는 모든 걸 잃고, 직원들은 실직한다. 그런데 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대표나 임원들은 되레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제2, 제3의 ‘닷컴 버블’과 같은 사회적 병폐가 계속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건전한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 논리로 풀어보면 편법과 악행,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이 처벌 수준에 비해 위험이 낮고 이득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사기꾼에게 탈취한 자금의 수십 배를 돌려줘야만 감형되는 강력한 징벌적 처벌 규정이 있다면 범죄가 ‘수지맞는 장사’가 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경제 사범에게 감형이나 특별사면을 해주는 관행이 있다. 기업 활동을 통해 국가 부가가치를 올린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공정한 세상에 대한 꿈을 꺾고, 이제 막 사업을 성실하게 시작하려는 사업가가 느끼는 무력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재벌이 국가 경제를 위해 특별사면을 받는다는 것도 돈 없는 선량한 시민들의 무력감과 근로의욕을 꺽을 수 있다. 경제가 중요하니 감형이나 사면을 할 게 아니라, 중요한 만큼 재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좋은 스타트업,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룰을 지키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법정상속분 ‘유류분’ 47년만에 손질 불가피…헌재, 입법 개선 명령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뉴진스 멤버들 전화해 20분간 울었다"…민희진 기자회견, 억울함 호소
  • "아일릿, 뉴진스 '이미지' 베꼈다?"…민희진 이례적 주장, 업계 판단 어떨까 [이슈크래커]
  • “안갯속 경기 전망에도 투자의 정도(正道)는 있다”…이투데이 ‘2024 프리미엄 투자 세미나’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8000원에 입장했더니 1500만 원 혜택"…프로야구 기념구 이모저모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380,000
    • -2.76%
    • 이더리움
    • 4,483,000
    • -3.15%
    • 비트코인 캐시
    • 679,000
    • -3.35%
    • 리플
    • 749
    • -2.09%
    • 솔라나
    • 209,000
    • -5.98%
    • 에이다
    • 672
    • -3.72%
    • 이오스
    • 1,229
    • +0.74%
    • 트론
    • 168
    • +2.44%
    • 스텔라루멘
    • 163
    • -2.9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500
    • -5.16%
    • 체인링크
    • 20,860
    • -3.65%
    • 샌드박스
    • 654
    • -6.0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