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문재인의 소통, BTS의 소통

입력 2019-04-21 17:41 수정 2019-04-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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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정치경제부 정치팀장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컴백 1주일 만에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세계 최대 음악 시장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한국 가수론 최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에 가입해 있는 중학교 딸에게 물어봤다. 바로 나온 대답이 팬들과의 소통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이나 기자회견 때마다 아미를 가장 먼저 언급한다. 멤버들은 개인 라이브 방송이나 공식 팬카페 채팅방에서 아미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한다. 항상 아미의 일상을 물어보고 아미와 작은 것 하나까지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통으로 미국 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팬덤을 구축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도 방탄소년단이다. 김 여사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앞서 워싱턴DC에 있는 키(Key)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생들의 질문에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도 해외 순방 때나 외국 정상이 방한했을 때 양국 간 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방탄소년단을 언급한다. 역대 대통령 중 공식 석상에서 문 대통령처럼 특정 그룹을 자주 얘기한 적은 없다. 그만큼 전 세계에서 한류전도사로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줄곧 소통을 강조해 오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소통은 체감도가 높지 않다. 물론 현장 행보에서 문 대통령만큼 스스럼없이 국민에게 다가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빼면 없을 정도다. 오히려 노 전 대통령보다 국민 스킨십은 더 뛰어난 것 같다. 그렇다고 문 대통령이 소통 잘하는 대통령으로 불리는 것은 아니다.

야권에선 ‘먹통’, ‘불통’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국민에게 공감을 얻지 못할 주장을 계속할 만큼 야권이 멍청한 걸까. 한미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때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볼 때마다 부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언론과 날 선 공방을 벌이면서도 자유롭게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한다. 문 대통령은 언론과 자주 소통하겠다고 매번 강조했지만 실제 소통은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장관과 헌법재판관 인사에서 인사 검증 실패라는 거센 공격을 받을 때 청와대는 소통을 거부했다. 오히려 뭐가 문제인지 근거를 대라고 날 선 반박들만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 행보에서도 경청은 있지만 소통은 없다는 지적이 많다. 혹자는 형식적인 이런 행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통하지 않을 거면 그냥 애로사항을 서면으로 받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러한 지적에 억울해한다. 이 정부만큼 소통 잘하는 정부가 어디 있냐고 항변한다. 문 대통령이 매번 강조했던 것처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체감하지 못하는 소통은 소통이 아니다. 소통을 가장한 불통이다.

문재인 정부는 문 대통령 혼자 일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참모진은 과거 정부와 비교하면서 ‘자신만이 최대 선’인 척하며 ‘내로남불’을 거듭한다. 반대 의견에는 귀를 닫고 있다. 이번 인사검증 실패 주장에도 ‘문제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차라리 인력풀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고 과거 정부의 인사 검증의 한 축 역할을 했던 국정원이나 검찰의 검증시스템을 활용 못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것은 어떨까. 국정원과 검찰 개혁을 위한 과정에서 나온 부작용이라고 말한다고 거세게 비난할 국민은 많지 않다. 반성이 있어야 문제점을 고칠 수 있다. 무조건 ‘깨끗한 척’, ‘절대 선인 척’할 필요가 있을까.

다음 달이면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는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강조해왔던 ‘소통’과 ‘협치’라는 초심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집권 중반기가 되길 바란다. 이젠 과거 정부와 비교하거나 탓하기엔 시간이 너무 지났다. 진정한 ‘소통’ 대통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당장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북미·남북 관계에 대해 “말할 수 없다”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려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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