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책 읽을 권리와 기쁨을"….'북스타트 국제심포지엄'

입력 2018-10-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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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태국·일본·콜롬비아, '북스타트 운동' 전문가 한 자리에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 태국, 콜롬비아, 일본 대표가 앉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책읽는사회문화재단)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 태국, 콜롬비아, 일본 대표가 앉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책읽는사회문화재단)

"북스타트의 목표는 읽고 쓰기를 가르쳐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아이들은 자유롭게 책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하며, 즐거움을 체험해야 한다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에 일본 대표로 참석한 시라이 테츠 북스타트재판 대표는 북스타트 운동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북스타트'는 공공도서관에서 아기들에게 그림책이 든 가방을 선물하는 운동이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와 부모가 지적, 정서적 교감을 하고, 책 읽는 가족의 문화를 만드는 지역사회 육아지원 운동이자 독서문화 진흥운동이다.

북스타트는 1992년 영국의 북트러스트(Booktrust)가 창안했다. 이후 일본, 한국, 태국, 대만, 미국,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콜롬비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시라이 대표 이외에도 태국, 콜롬비아의 북스타트 전문가가 참가했다.

시라이 대표는 북스타트재팬의 설립부터 이날까지 18년을 북스타트 운동에 헌신해 왔다. 그는 일본 북스타트 운동의 18년간의 성과에 대해 "도입 첫해인 2000년에는 시행률이 1%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에는 10%로, 그 다음 해에는 18%, 26%, 31%의 시행률로 성장했다"며 "현재는 전국 1732개의 지방자치단체 중 1032곳에서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 60%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북스타트 운동의 성과는 '과정'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기의 건강검진 과정에서 의료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북스타트가 아기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적인 활동"이라는 점을 부모와 사회에 인지시킨 결과다.

행정기관, 민간기관과의 파트너십, 도서관, 보건소, 자원활동가의 협력도 필요했다. 시라이 대표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시작은 험난했으나 모두의 협력을 통해 아기와 양육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며 "모든 아기의 행복을 위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서로의 연대와 협력이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태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003년에 북스타트를 처음 도입했다. 총 5개 지역의 106개 가구가 북스타트 운동의 시범 사업 대상자였다.

태국 대표로 심포지엄에 참석한 쑤타팁 탓차야퐁(Suthathib Thajchayapong) 어린이를 위한 도서 재단(ThaiBBy) 부대표는 "빈민가의 가난한 아이들과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그 대상이었다"며 "교육의회 사무총장실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게 된 태국 북스타트의 시범 사업 연구 방식은 쉽고 단순했지만,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태국 북스타트 운동은 첫해부터 효과적이었다. 쑤타팁 부대표는 "참여 후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자녀 양육 활동에 명백한 효과를 불어일으켰다"고 밝혔다. 부모는 자녀와 노는 시간과 책을 읽어주는 횟수를 늘려나갔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아이들의 81.48%가 책 읽어주는 것에 끝까지 귀 기울였고, 70.37%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85.18%가 만족을 표했다.

콜롬비아의 북스타트 운동은 '조용한 혁명'이었다. 디아나 카롤리나 레이 퀸테로 푼다렉투라 전무이사는 "50년 이상 콜롬비아는 내전에 시달렸고, 아이들은 전쟁에 노출됐던 상황이었다"며 "지역 공동체에 책을 보급하려 하자 '책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여자는 생각할 필요 없으니 가져가라'라는 말도 들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디아나 전무이사는 "주요 언론사까지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했다. 공익광고에 책이라는 건 사회 특권층만 누리는 것이 아닌, 일상에 녹아있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며 "북스타트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를 계몽하고, 세대간 소통을 유도했다"고 했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가 한국의 북스타트 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가 한국의 북스타트 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책읽는사회문화재단)

우리나라에는 2003년에 북스타트 운동이 도입됐다. 한국에서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 것은 도입 이래로 15년 만이다. 한국의 북스타트 운동은 시민단체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북스타트코리아를 중심으로 민간 주도로 전개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민관협력'을 하고 있다.

한국 북스타트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적 육아 지원과 기회 균등, 불평등 해소다. 도정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장은 "'아가에게 책을'이라는 우리의 운동 표어는 우리 아가들을 '사람'으로 잘 키우는 일과 그것의 양보할 수 없는 사회적 중요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책은 힘이 있다. 책 읽는 문화를 통해 부드럽지만, 점진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한국 북스타트의 목표는 기회의 편차와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장치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에게 북스타트 책 꾸러미를 전달함으로써 아기들이 성장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사회적 평등이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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