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문턱 낮아지자… 스팩 상장폐지 ‘도미노’

입력 2018-09-19 10:13

차민영 기자 bloomin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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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요건 도입’ 우회상장 유인 줄어...상장예비심사 청구 10건 ‘반토막’

코스닥 우회상장 통로로 이용되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기업)이 시장 진입 문턱 완화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채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케이비제9호기업인수목적과 하이에이아이1호스팩이 1개월 이내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상장폐지된 증권사 스팩은 총 11개로 KB증권, 키움증권이 각 2개, 골든브릿지증권, 교보증권, 동부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1개씩이다.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예비심사 청구도 작년 대비 급감했다. 거래소의 올해 1~8월 스팩상장을 통한 상장예비심사 청구 사례는 총 10건에 그쳤다. 이 중 상장 승인이 난 곳은 인산가가 유일하다. 비에이엔터와 비올 등 2곳은 심사를 자체적으로 철회했다. 작년 같은 기간(22곳)에 비해선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2016년(14곳)이나 2015년(11곳)과 비교해도 적은 편이다.

시장에선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기술특례 기업을 위한 일명 ‘테슬라 요건’이 도입되면서 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굳이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할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당초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업이다. 36개월 이내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내지 못할 경우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을 거쳐 의무적으로 상장폐지된다.

올해 기업공개(IPO) 투자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스팩 이용시 공모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줄었다. 스팩은 증시 입성 때 수요예측과 투자자 모집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공모자금이 확정된다. 하지만 코스닥 벤처펀드 제도 도입 이후 자산운용사들의 신규상장 기업들의 전환사채(CB)와 신주 수요가 늘면서 기업 입장에서 입맛에 맞는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수치적으로 볼 때 스팩 상장이 급감한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정도”라며 “코스닥시장 진입 경로의 다양성을 위해 도입됐지만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시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스팩 대신 직상장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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